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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7월 3일(토마사도 축일) 길을 밝히는 믿음

이종훈

7월 3일(토마사도 축일) 길을 밝히는 믿음

 

 

하느님을 믿으면, 하느님과 친해지면 어떻게 되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하느님을 믿으면 모든 일이 잘 되고 대박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언제나 마음이 평화로울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예수님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던 흔적이 복음서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믿음과 현실적인 복이나 행운을 연관 짓지 않는다. 그 대신 믿음은 선하고 의롭게 살기를 바람을 이루어줄 것이다. 그것이 꼭 영웅적인 모습일 필요는 없다. 그 바람은 나에게 주어진 작은 현실 안에서 진실을 말하고, 선하게 살며 의로움을 추구해서 나의 삶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소박하지만 거룩한 욕망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여기에 살아계신다. 이를 믿고 싶지만 믿지 못한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토마 사도를 불신앙의 아이콘이 아니다. 사실 다른 열 제자도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의 증언을 믿지 않았고, 막달레나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토마는 예수님께서 당신을 해치려고 했던 베타니아 마을로 가시려 하자 이를 만류하던 다른 제자들과 달리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하고 큰 용기를 보였다. 그는 정말 그렇게 살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 그가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던 것을 보면 부활은 이 세상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느낄 수 없는 어떤 것이다.

 

  

토마 사도는 쌍둥이라고 불린다(요한 20,24). 그의 형제에 대한 이야기가 한 마디도 없는 것을 보면 그의 죽을 결심을 할 정도로 믿었고 동시에 죽어도 못 믿겠다고 한 그 두 모습을 두고 그랬던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면 믿고 싶으면서도 믿지 못하는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선하고 의롭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그러지 못한다. 아니 주저하고 머뭇거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이런 나를 주님도 탓하지 못하실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구멍 난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믿는다고 아니 믿겠다고 고백하며 선하고 의롭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시고 그길, 당신의 길을 나에게 열어 보여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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