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7월 13일 가난과 종속

7월 13일 가난과 종속

이리 떼 속에 있는 양들의 모습(마태 10,16)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리스도교는 박해 속에서 상장했다. 아직도 종교 그 자체 때문에 박해를 받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은 그보다는 다른 이유와 다른 모습의 박해인 것 같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존하셨고,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도 그렇게 하라고 하시며 돈도 여벌의 옷도 지니지 말라고 하셨다(마태 10,9-10). 오늘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고 해서 하느님의 말씀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분은 여전히 우리가 완전히 하느님께만 의존하기를 바라신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영적으로는 빈곤해지고, 힘을 가지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의 가난과 무지가 이웃들에게 부담이 돼서는 안 되겠지만, 그 반대의 모습으로 이웃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더욱 안 된다.

가난과 하느님께 완전한 종속은 복음 선포의 가장 확실한 표지이다. 서로 사랑하는 모습은 그 가난을 아름답게 종속을 자유롭게 보이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실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낡은 바지와 속이 다 비칠 정도로 낡은 셔츠를 입고 언제나 어린이처럼 해맑게 웃는 노인 형제가 그렇게 커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