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19일 바람이 아니라 생명을

이종훈

7월 19일 바람이 아니라 생명을

 

동네 이곳저곳에서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이 더운 날 아저씨들의 망치소리가 애잔하게 들린다. 그것은 소음이 아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고 울부짖음이다. 그들의 땀방울은 곧 그에게 딸린 식구들의 삶이어서 고귀하고 거룩하다. 이렇게 사는 게 어렵고 힘든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고 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언제나 큰 위로와 강한 끌림이 있다. 그 당시 구원받기 위해 지켜야 할 수백 가지 율법과 그것들을 해석해 놓은 수많은 세부규정들을 보통 사람들은 지킬 수도 다 알 수도 없었다. 그것은 참 무거운 짐이었다. 오늘날 그 종교적인 의무들 대신에 세상이 제시해놓은 기준들과 삶의 방식을 따라가느라 버거워하는 것 같다. 그 또한 무거운 짐이다.

 

단지 생존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많은 땀을 흘릴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더 나은 생활을 바란다. 더 나은 삶의 끝은 어디인가? 그곳을 교회는 구원이라고 부른다. 구원받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그렇지 않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신 것이다. 지금 따르고 있는 기준과 방향을 제시한 이가 누구인가? 세상? 세상이 뭔가? 우리 모두의 공통된 의견?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꼭 따라야하나? 이렇게 무거운 짐에 또 다른 짐을 준비해놓은 그것을 따라야하나? 게다가 과연 그 끝에 안식과 구원이 정말 있나? 어디서 그리고 누가 그것을 보장해놓았나?

 

“저희가 임신하여 몸부림치며 해산하였지만 나온 것은 바람뿐. 저희는 이 땅에 구원을 이루지도 못하고 누리의 주민들을 출산하지도 못합니다(이사 26,18).” 그렇게 울부짖고 몸부림쳤는데 생명이 아니라 바람만 나왔다는 것이다. 그 끝에는 아무 것도 없음을 그 옛날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망치를 내려놓고 산 속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도 일하셨다, 목수일, 복음전도일. 하느님도 땀 흘리며 일하셨다. 바로 그 분이 구원의 길을 제시해주셨다. 그 길은 그분의 이름 안에, 그분의 마음 안에 있다. 오늘은 더 덥단다. 그래도 망치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마음으로 망치를 잡고 컴퓨터를 켠다. 출처도 없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죽기까지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기준에 따라 일한다. 그러다보면 하느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우고 그곳은 평화로울 것이다. 바람이 아니라 생명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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