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2일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이종훈

8월 2일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왜 죄가 나쁜 줄 알면서 짓고 그리고 그 죄만 반복해서 짓는가? 답은 간단한다. 그것을 좋아하니까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죄인이다. 그 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자기 집처럼 내 안에서 자리 잡고 산다. 누가 그랬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내 밭에 가라지 씨를 뿌렸다(마태 13,27-28).

 

내가 심어 놓은 것이 아니어도 내 안에서 자란 것이니 나의 죄다. 그 강한 끌림을 이겨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그놈은 늘 그 자리에 있다. 확 잡아 뽑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마지막 날까지 같이 사는 수밖에. 그래서 그놈과 맞서 싸우지 않고 피하고 도망가고 그놈에게 밥을 주지 않아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 성경은 말하지만 내 마음 안에는 여전히 내 답안지를 채점하는 분이다. 어쩌면 죄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려는 노력보다 하느님은 참 좋으신 분이라고 믿음이 더 어려운지 모른다. 그분은 내가 잘할 때까지 끝까지 기다려주시고 용서하시며 용기내서 또 다시 결심하고 시작하게 하시는 분임을 믿어야 한다. 사실 이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아침저녁기도 충실히 하고, 성체로 매일 모셔도 그 모습 그대로인 것은 결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심을 안 해본 것도 아닌데 그 모양인 것은 왜일까? 수십 번 똑같은 결심을 해도 늘 그 모양인 것에 실망하고 자존심도 상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포기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 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니 부끄럽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괴롭다. 바보다. 역시 교만은 모든 죄의 뿌리인가보다. 하느님은 내가 원래 그런 줄 알고 계신다. 그분은 포기하지 않으신다. 당신 눈에 드는 옹기가 될 때까지 오늘도 부순 진흙덩어리를 다시 옹기틀에 올려 물레를 돌리신다. 내 눈에는 괜한 수고 같아 보이지만, 하느님은 말씀하신다. “왜, 내가 못할 것 같으냐?(예레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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