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5일(연중 18주일) 열리는 문

이종훈

8월 5(연중 18주일열리는 문

 

예수님께 모여 왔던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은 예상치 못했던 큰 잔치를 체험했습니다어린이가 내어 놓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요한 6,9)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아졌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예수님이 요술을 부려서 빈 바구니에서 빵이 계속해서 솟아나왔다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그 대신 그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 마음의 문이 열려서 가진 것들을 내어 놓고 나누면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그러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고 했을 겁니다(요한 6,15). 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모두가 배불리 먹게 하셨기 때문입니다아마 빵이 솟아나는 요술을 부리셨다면 사람들은 오히려 그분을 멀리하고 피해 달아났을 것 같습니다저 사람이 나에게도 그 요술을 부릴 수도 있다고 두려워했을 겁니다빵이 솟아남이 아니라 닫힌 사람들의 마음이 열렸음이 기적이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예수님이 일으키신 기적을 두고 표징이라고 표현합니다예수님의 기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무엇인가저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뜻입니다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수천 명이 마음을 열어 음식을 나누면서 큰 잔치를 벌이는 것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놀라고 감격하고 기뻤을 겁니다일상을 그런 마음으로그런 사람들과 산다면 그곳이 곧 하늘나라일 겁니다예수님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했던 그 잔치를 경험하면서 하늘나라를 떠올리고 그런 생활그런 곳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기를 바라셨을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피해 홀로 산으로 가셨습니다빵이 솟아나게 하는 비법을 가르쳐달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기적을 일으키셨던 것처럼 그들의 임금이 되어 계속 그렇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그분은 그들을 피하셨습니다어쩌면 예수님은 그들의 닫힌 마음의 문열리지 않는 문을 열어젖히신 것이 아니라 그것은 처음부터 열리는 문이었다고 알려주셨는지도 모릅니다그런 일을 이루신 그분을 두고 놀라지 말고 처음부터 그 문은 열리는 문이었고 게다가 그 안에는 그들 모두가 먹고도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차 정도로 넉넉한 빵을 갖고 있었음을 발견하고 기뻐하길 바라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찾아 달려 온 이들의 마음은 예수님의 바람과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예수님은 면박을 주시듯 그들을 대하셨습니다(요한 6,26). 썩어 없어질 양식을 찾아 애쓰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라고 하셨습니다그것은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분 예수님을 믿음입니다(요한 6,29). 오늘 현대세계에서 예수님을 믿음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신앙으로 빵을 솟아나는 것 같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그 대신 가장 어려운 일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일 겁니다옛 인간을 벗어버리고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은(에페 4,24) 우리들이 먼저 이웃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 보입니다그리고 나눕니다세상에는 너무 부유해서 아무런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이 없고너무 가난해서 아무 것도 나눌 것이 없는 사람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하느님은 우리들에게 풍족하게 주셨습니다당신이 가난해지실 정도로(2코린 8,9) 당신 것을 다 나누어 주셨습니다하느님께서는 약속의 땅을 찾아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을 만나를 내려주셨습니다그리고 딱 하루치만을 거두어들이라고 명령하시며 그들이 당신의 말을 듣나 시험하셨습니다(탈출 16,4). 하느님께서 매일매일 만나를 주실 수 없다면 그런 명령을 내리실 수 없습니다하느님을 믿고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 이웃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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