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19일(연중 20주일) 성체성사의 신비

이종훈

8월 19(연중 20주일성체성사의 신비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이 말씀으로 기도하고 묵상하고 하루 종일 마음속에 담고 다녀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그 당시 이 말씀을 듣고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서로 말다툼을 벌였던 유다인들과 같은 생각만 듭니다예수님은 이미 그들이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에(요한 6,26) 당신을 열심히 쫓아왔다고 평가하셨습니다그들은 오천 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을 배부르게 먹이신 예수님이 그들의 임금이 되어주기를 바랐습니다(6,15).

 

물질적세속적이기적자기중심적인 마음으로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더 깊은 곳에서 또는 전혀 다른 차원의 마음으로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성경에 따르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직전에 제자들과 드신 마지막 만찬으로 지금 우리가 거행하는 성찬례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빵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눠주시며 당신을 기억하며 이 예식을 거행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루카 22,19). 우리는 성찬례(미사)를 거행하면서 뵌 적이 없는 예수님을 만납니다특히 주님의 몸인 성체를 영하여 그분과 일치를 이루며 그분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됩니다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예수님의 행동은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주는 것이었을 겁니다그렇게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시고그 다음에는 십자가에서 희생되심으로 세상의 모든 믿는 이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셨습니다그것을 본 제자들도 그렇게 하라고 본을 보여주셨습니다(요한 13,15).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하라고 성체로 우리와 하나가 되신 주님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의 삶은 한 마디로 내어줌이었습니다사람들을 먹이고아픈 이들을 고쳐주고악령들을 쫓아내주셨습니다그리고 이웃의 더러워진 발을 씻어주셨습니다성찬례를 통해 그분을 다시 만나는 우리는 바로 그 분부를 듣습니다이는 우리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남의 허물 약점 잘못을 뒤에서 이야기하기 좋아합니다더러운 발을 씻어주지 않고 그것을 고발하는 데 익숙합니다뒤돌아서면 그런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끼면서도 그것을 멈추지 못합니다우리 모두의 공동악습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그런 마음으로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어렵지 않으나 그 실천이 어렵습니다물질적 세속적 이기적 자기중심적인 마음으로는 이웃의 더러운 발을 씻어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바오로 사도는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고 술에 취하지 말고 오히려 성령으로 충만해지라고 권고합니다(에페 5,15.18). 술에 취하면 부끄러움과 두려움도 없이 속내를 다 드러냅니다그 대신 다음날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괴롭습니다하지만 성령으로 취하면 어색함과 두려움 없이 선행을 할 수 있을 겁니다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일은 당연히 없습니다이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선택입니다우리가 청하기만 하면 성령님께서는 그 옛날 다윗에게 들이닥쳤던(1사무 16,13)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렇게 오실 겁니다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성령님을 모시거나 예수님과 하나가 됨을 우물쭈물할지 모릅니다그리되면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기 때문입니다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우리 구원을 위하여(필리 2,12) 술에 취하듯 성령님께 우리 자신을 모두 다 차지하시라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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