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25일 지키고 외치기

이종훈

8월 25일 지키고 외치기

 

태풍이 지나간 탓일까 에어컨 실외기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새벽이다. 고요와 침묵은 하느님을 만나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래서 수도자들이 시끄러운 세상을 피해 산 속으로 사막으로 들어가거나 일상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라도 침묵한다.

 

침묵은 말없는 외침이다. 무엇을 외치나?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것을 말하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가톨릭교회가 보수의 대표적인 아이콘인 이유다. 2천 년 동안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같은 것을 말한다. 하느님, 사랑, 예수 그리스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봉헌했고 때로는 목숨을 내어놓기도 했다. 숭고하고 아름답다.

 

수도자들은 기도했고, 성경을 필사했다. 기도와 하느님 말씀을 전해주었다. 사람들이 하느님을 잊지 말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라고 침묵 중에 외쳤다. 세상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줄 알면서도 줄기차게 같은 것을 말했다. 그들은 그렇게 그것을 지켰다.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외치지 않는다. 세상을 지어 만드신 하느님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린다. 이제 산 속이나 사막 속이 아니라 세상 한 가운데에서 외친다. 수많은 수도자들이 생을 바쳐 지켜왔던 것과 같은 것을 외친다. 그것은 사랑이고, 사랑은 섬김이다. 인간을 아름답고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사랑과 섬김임이고 그것이 하느님을 만나는 가장 쉽고 빠른 길임을 잊지 말라고 외친다.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도 아니고 보여주기는 더욱 아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것을 바라시면 이런 죄인의 입과 보잘 것 없는 이 사람의 봉헌마저 가져다 쓰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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