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15일(고통의 성모 마리아) 위로하시는 어머니

이종훈

9월 15일(고통의 성모 마리아) 위로하시는 어머니

 

철봉에 오래 매달려 있으면 십자가 위의 예수님의 사인과 지속적인 고통이 상상이 된다. 그런데 그보다 예수님의 고통은 내적인 것이었을 것 같다.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위로의 근원이신 아버지 하느님은 당신에게서 사라지셨던 것 같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 당신의 고통과 희생이 헛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당신을 더 고통스럽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까지 아버지를 신뢰하심으로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그 십자가 밑에는 예수님의 어머니가 서계셨다(요한 19,25). 아들의 고통과 죽음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한 여인의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게다가 그분은 아들이 하는 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왜 당신 아들이, 왜 하느님이 저렇게 되셔야 했는지 누가 말해줄 수 있었겠나? 그분에게 그 시간은 암흑이었을 것이다.

 

  

십자가 곁에 서계시던 성모님은 그리스도교의 산파에 비유되곤 한다. 그 언덕에서 그리스도교가 탄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산의 그 엄청난 고통도 태어난 한 생명에 대한 기쁨으로 잊을 수 있다지만 그분의 고통은 사라질 수 없었다. 그래도 성모님은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셨다. 인간적으로 보면 어머니란 존재는 그 자리에 계시지 않아야 옳겠지만, 두 분은 모자관계를 넘어서는 관계셨으니 성모님이 그 자리에 서계심으로 아드님은 위로를 받고 의심을 떨쳐버리는 데 도움을 받으셨을 것 같다.

 

  

우리에게 좋은 것들을 남겨준 사람들의 삶은 하나같이 고됐다. 그런 고통을 감내해주신 그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도 내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뭐 좋은 것을 남겨주어야 할 텐데. 새롭고 좋은 것을 만들고 고정관념을 깨고 복음적인 것을 식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땀 흘림, 비난,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그 길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비교할 수 없지만 성모님도 그런 고통을 겪으셨다. 이제 그분은 그런 혼란과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확실한 위로가 되어 주신다. 그래서 예수님이 그분을 우리의 어머니가 되게 해주셨을 것이다(요한 19,27).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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