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14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이종훈

11월 14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 시대에 나병환자는 부정한 사람이라서 동네 사람들은 물론 가족과도 분리되어 동네 바깥에서 살아야 했다(레위 13,46). 그들은 주변인이고 비주류였다. 그런 이들을 예수님은 다시 공동체로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하셨다(루카 17,19).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이다. 예수님은 불러 모으셨다. 나병을 고쳐 가족과 공동체로, 집안을 샅샅이 뒤져 잃어버린 은전을 찾아내시고,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양 무리로 데려오셨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 안에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왕따를 만든다. 그런 일은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음성적으로 벌어지는데 험담과 뒷담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것은 언제나 그의 등 뒤에서 이루어진다. 동물 무리에서는 그 종의 생존을 위해서 그런다지만 사람들의 공동체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왜 그러는 걸까?

 

그 험담과 뒷담화에 참여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그 주류에 속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그 주류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공동체의 규정에 따라 처리될 것이다. 그러나 험담과 뒷담화의 시작은 그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독버섯이 자라듯 어두운 곳에서 자라나고, 어느새 그것은 사실이 되어버린다.

 

누구나 주류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험담과 뒷담화의 주류는 어두운 곳에서 있다. 예수님에게는 명백한 잘못이 없었지만 주류들의 험담과 억지주장으로 제외되고 제거당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하셨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은 그 주류들의 어둠을 세상에 드러냈다. 주류에 속하기를 바람은 구원받고 싶기 때문이다. 구원은 주류가 아니라 진리 안에 있다. 누군가 이를 두고 대세가 아니라 대의를 따르라고 표현했다. 예수님은 끌어 모으셨다. 그분은 오늘도 내 안에 있는 근거 없는 적대감, 그냥 싫어하는 사람,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 심지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까지 내 앞에 데려다 놓으시며 물으신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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