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3일(연중 8주일) 죄인의 바람

이종훈

3월 3일(연중 8주일) 죄인의 바람

 

성찬례 중 강론을 하거나 고해소에서 권고를 할 때 마음이 불편한 적이 많다. 나도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교우들을 권면해야하기 때문이다. 읽은 책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리스도인이 사는 법과 구원의 길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것은 책상머리에서 연구와 공부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금욕적인 생활로만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마다 자격이 되어서가 아니라 직무로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목청을 높인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을 교우들과 함께 나도 가슴 아프게 듣고 때로는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한다. 그것은 내 말이 아니라 내 입을 통해서 하시는 성령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내 눈의 들보를 빼낸 후에야 비로소 남의 눈에 있는 티를 빼낼 수 있다면(루카 6,42)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 온 시간들이 이것을 알려준다. 나의 처지가 이렇게 딱하다 못해 위선적으로까지 보이는데도 오늘도 내일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야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것을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들보가 끼어있는 눈으로 남의 눈의 티를 빼내줄 수 없다.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이웃을 심판하지 말고(마태 7,1) 서로 사랑하라고만(요한 13,34; 15,2.17) 하셨다. 사랑은 강요되어 불편한 배려와 친절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도움이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루카 6,43-44).” 좋은 나무가 되고 싶다. 염치없는 바람이고 죄인이 바랄 가당치 않은 청원이지만 있는 힘을 다해 맛있는 열매를 내주는 좋은 나무로 키워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게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나 주님의 일을 더욱 많이 하십시오. 주님 안에서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음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1코린 15,58).”

 

예수님,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시고 그들을 심판하고 벌을 주시려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신다고 믿습니다. 주님은 하느님이시니 당신 곁에는 죄가 얼씬거릴 수 없습니다. 좋은 나무가 되기를 바라오니 제 마음에 언제나 주님의 말씀이 머무르고 저 또한 주님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죄인의 피난처이시니 제가 넘어지고 실패했을 때 포기하고 도망가지 않고 어머니의 품 안으로 달아들어 그 안에서 위로받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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