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최고의 청원

이종훈

6월 1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최고의 청원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요한 16,24; 마태 7,7).” 세속적이고 받기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이 말씀처럼 달콤한 하느님의 약속은 없다. 그리고 이 말씀보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기에 좋은 증거는 없을 것 같다. 과연 예수님은 당신께 청하는 모든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셨다. 심지어 드러내놓고 청하지 못하는 이들과 그의 이웃들이 그를 위해 청하는 것도 들어주셨다.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시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라고 분부하셨는데, 그 때까지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한 적이 없었단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 아마도 예수님과 공동체생활을 하셨으니 굳이 청할 필요도 없었을까? 기껏 청한다는 것이 나중에 좋은 자리에 앉혀달라는 유치하고 세속적인 청탁뿐이었다(마르 10,37). 제자들도 주님께서 부활하시기 전까지는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 제자들이 당신 이름으로 청하면 예수님이 다시 그것을 아버지께 청하시겠다는 뜻이 아니었다(요한 16,26). 아버지 하느님께서 직접 해주실 것이고 세상에서 당신이 이루신 기적들도 당신의 힘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이루신 것이라는 뜻이다(요한 11,41). 그리고 그 기적들은 깜짝쇼가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이 당신을 사랑하시듯 똑같이 우리들도 똑같이 그렇게 사랑하심을 알려주시기 위함이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요한 16,27).” 그리고 그것으로 우리의 기쁨은 충만해지고, 그 사랑은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우리는 안다, 우리가 청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어떤 사람은 우리가 예수님이 바라시는 것을 청하지 않아서, 불가능한 것을 청해서, 내가 청하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해로운 것이어서 하느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주장이 옳든 그르든 우리의 신앙은 마술의 주문이 아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우리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위함이었고, 예수님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 죽음도 물리치는 큰 사랑을 알리는 완전한 표지였다. 하느님이 내 소원을 들어주시면 그분을 믿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내 생의 마지막 날까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충실하게 살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청원이다.

 

예수님, 주님을 사람이 되시게 하고, 많은 기적을 일으키고, 주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켰던 하느님을 사랑을 믿습니다. 그러면 하느님이 매우 기뻐하시리라고 또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갖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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