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부활 2주간 수요일 4월 26일, 생명의 말씀

이종훈

부활 2주간 수요일 4월 26일, 생명의 말씀 

 

강론 준비는 참 어렵다. 2천 년 전에 있었던 일을 오늘 여기에서 되살리는 작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찬례에 참석한 이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해야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성찬례 10분 강론과 고해소에서 1분 정도의 권고가 그곳을 찾아 온 사람들에게 위로, 기쁨, 희망을 가지게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자 몇 개와 사람의 목소리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담아낼 수 있다니, 생각할수록 신비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 말씀은 언제나 생명을 담고 있어야 한다.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사도 5,20).” 주님께서는 천사들을 시켜 감옥에 갇혀 있는 사도들을 빼내시어 사람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사랑은 재채기처럼 숨길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어두운 감옥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유다인들이 무서워 꼭 잠근 문을 뚫고 들어오셨던 것처럼 사랑은 가둘 수 없다. 주님께서 그들을 거기서 빼내신 것은 그들을 풀어주시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도망가지 않고, 성전에서 사람들에게 그 말씀을 전했다. 세상의 권력자들과 맞서 싸워 이기는 것이 사도들의 목적이었다면 박해를 받거나 순교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 위로받고, 기뻐하면서 희망을 되찾게 하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였다.

 

그래서 강론 준비가 참 힘들다. 10분 안에, 1분 안에 어떻게 그 엄청난 진리를 담아낼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아니다, 그 일은 내가 아니라 나를 부르신 분이 하신다고 믿어야 한다. 어떻게 이 작은 머리와 가슴으로 하느님을 담아낼 수 있는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도 모르는 이가 어떻게 아들까지 내어 주는 크고 미친 사랑을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사제가 하는 일이 아니라, 성사의 주관자이신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참 많이 좋아하시고 사랑하십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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