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의 외딴방

[김인순] 이스라엘을 떠나 그리스로

김인순

생생한 예수님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스라엘을 떠나는 것은 아쉬웠지만

순례자는 어느 한 장소에 머물지 않는 법이라…

 

우리 아버지이신 사도 바오로를 따라 그리스로 떠나기 위해 새벽 2시에 일어나 짐을 챙겼다.

추위를 느끼며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탄 시간은 2시 30분, 여행사 사장님이 텔아비브 공항까지 동행해 해주셨다.

사장님이 버스 안에서 호텔에 두고 온 물건은 없는지 확인할 때 나는 속으로 ‘아쉬움이요’라고 답했다.

숱한 성경세계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스라엘을 떠나는 것이 섭섭했기 때문이다.

세시 삼십분, 새벽의 공항은 추웠다.

출국절차를 기다리며 서성이는데 선글라스를 이마위에 걸친 남자가 나타났다.

굳은 얼굴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 사람은 마치도 액션영화에 나오는 첩보요원을 연상시켰다.

검색책임자인 모양이었다.

우리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여군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짐 검사를 하는 사람들은 공항직원이 아니라 군인으로 보였다.

그들의 엄격한 검사에 대부분의 자매들이 잘 정리해 놓은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드러내 보여야 했다.

그동안 조금씩 사 모았던 기념품들과 개인 소지품을 몽땅 드러내게 되어 당황스러웠지만,

기분 나쁜 표정을 드러내지 말라는 주의를 받은 터라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모르는 한국말로 작게 투덜대는 것까지 참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조금 나은 편이었다.

옆줄에 서서 통관 검사를 받는 외국인 청년은 소지품이 손가방 한 개였는데

그 가방을 열고 샅샅이 살피는 것은 물론 종이에 그린 그림 한 장까지 꺼내어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구두와 양말까지 벗게 했다.

그래도 청년은 미소 띤 얼굴로 기분 나쁜 검색을 잘 참아냈다.

이런 대접을 받으면 웬만해선 두 번 다시 이스라엘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범죄와 테러의 위험 때문이겠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출국절차를 마친 우리는 면세 지역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쿰란 유적지 입구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산 상품의 영수증을 제시하고 금액의 10%를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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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탄 그리스행 비행기는 6시 10분에 출발했다.

서서히, 그러다 점점 속도를 더해가면서 비행기는 푸른 이스라엘 상공을 벗어났다.

비행기는 곧 아침 햇살에 분홍빛이 번지는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구름 위로 떠올랐다.

마음마저 가뿐하고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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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도착할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보여 주실까.

어떤 마음을 일으켜 주실까.

문학과 서사로 만났던 신화의 흔적과 아버지 바오로 사도의 흔적을 상상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그리스에 도착할 시간을 기다렸다.

한 시간 반쯤 지났을까,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 창밖으로 그리스의 바다와 육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침 8시 30분에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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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공항에서 만난 안내자는 아담한 모습의 여성으로

그리스인과 결혼하여 세 자녀를 둔 한국인 그리스정교회 신자였다.

마리나 자매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그리스의 상황과 역사를 설명해주었다.

 

연중 지속되는 빛나는 태양의 날씨와 푸른 하늘빛을 닮은 지중해 연안의 여러 섬(1400여 개)으로 이루어진 그리스.

여러 도시국가들이 모여 형성되었으며 서구문명의 모태가 된 그리스는

인간적인 욕망과 갈망을 지닌 신들의 이야기가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국민의 98%가 그리스정교 신자라고 한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푸른 바다와 너른 평야 때문인지 그리스의 첫인상은 여유가 있었다.

우리는 코린토를 들러서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코린토 운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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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편이 깎아지른 절벽 같은 인공 물길에 지중해의 푸른 물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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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토 운하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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