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의 외딴방

[김인순] 델피 신전터

김인순

델피신전은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는

해발 약 4,000m의 ‘파르나소스’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그리스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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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신탁이 이루어지던 델피의 역사는 지금부터 3천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모래의 숫자를 알고 바다의 깊이를 알고 있다.

나는 말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며 말을 입 밖에 내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델피 신전은 원래 수확과 풍요를 상징하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모시는 성소였는데,

기원전 900년경 태양 신 아폴론의 신탁이 이루어지면서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신탁소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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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나와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는가 했더니 시야가 넓어지면서 로만 아고라 (Roman Agora)터를 지나

델피신전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었다.

봄날처럼 눈부신 햇살 아래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있는 높은 산자락,

고요함속에 고대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것 같아 마치도 세상을 벗어난 장소처럼 느껴졌다.

입구를 지나 아폴로 신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개인이나 도시 국가들이 신탁에 대한 답례로 바친 봉헌물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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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대부분이 폐허가 되었었는데 1900년대 초에 발굴된 아테네시의 창고는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건물로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었다.

아테네시의 저장고 옆에는 델피시의 15명의 평의원이 모여 의사 결정을 하던 브레프레리온 터가 있었다.

산 중턱에 신전을 세우기 위해 축대를 쌓는데 수많은 노예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커다란 돌을 각을 맞춰 쌓았기 때문에 여러 차례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돌 벽에는 노예들이 자유인이 될 날을 고대하며 적어 놓은 글들이 남아있었다.

 

한적하고 고요한 신전 터에서 젊은이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앳된 모습이 가시지 않은 그들은 스페인 그라나다대학의 학생들로 우리보다 앞서 유적을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이었다.

 

아테나 신전(Temple of Athena Pronaea)

 

계속 올라가면 왼편으로 3개의 하얀 도리아식 원주만 남은 둥근 모양의 마르마리아 신전 터 옆을 지나게 된다.

아테나여신에게 바쳐진 이 신전은 원래는 20개의 도리아 식 원형 기둥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카스탈리아 분수(Castalia Fountain)를 지나면 권투와 레슬링 장으로 이용되던 김나지움(Gymnnasium)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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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 성역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은 아폴론신전으로 신탁이 행해지던 곳이다.

폐허가된 신전에 남은 주춧돌과 몇 개의 계단과 기둥만으로도 거대했던 신전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었다.

 

BC 4세기에 만들어졌다는 신전 앞에는 희생물을 바치던 커다란 돌 제단이 있다.

신전 바닥은 널찍한 돌이 깔려 있었다.

그 위로 복원된 6개의 기둥만을 볼 수 있지만 원래는 길이가 60m, 폭이 23m 크기로

38개의 도리아식 기둥이 있는 건물이었다고 한다.

델피신전의 명성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때는 기원전 8~6세기로,

최 전성기에는 세 명의 피티아(무녀)가 신탁을 전했다고 한다.

당시 델피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멀리 로마 등 외국에서도 신탁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니

당시에는 얼마나 번화한 곳이었을지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고대시대에 아폴로 신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피티아” 라고 불리는 여 사제들을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여 사제가 받은 신의 메시지는 옆방에 대기하고 있던 박한 지식인이나 사제들이 받아 적어 전했다고 한다.

 

유명한 영웅전을 쓴 플루타크도 이곳에서 30년간을 사제로 있으면서 신탁을 주관하였다고 한다.

신전의 벽면에는 고대의 철학자 탈레스의 “너 자신을 알라. 무엇이든 지나침이 없어야 한다.”는 격언이

적혀 있었다는데 후에 이 말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신들에게 빌어 자신들이 바라는 바를 성취하고자 했겠지만

인간의 생각에서 나온 신들이 과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었을까.

 

아폴론 신전 옆 원래의 옴파로스(배꼽)가 있던 자리에는 모조품이 놓여있다.

그 옆으로 경사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진 고대 극장 Ancient Theartre이 보인다.

아직 원형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은 이 극장에서는 델피성역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파르나소스 산에서 나온 대리석으로 만들었다는 이 극장은 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극장을 지나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고대 경기장(스타디움)이 있다.

델피 신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경기장인데 이곳에서 4년에 한 번씩 피티안(Pythian)제전이 열렸다고 한다.

이 경기장은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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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나오는 ‘스타디움’은 경기장의 지름을 재는 용어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적막하기까지 한 이곳에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그 옛날 이 곳까지 찾아왔을 수많은 사람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파르고 높은 산 중턱에 세워진 신전 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평야와 들이 내려다보인다.

이러한 지형 때문에 이곳을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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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신전의 폐허에 서서 그 옛날 영험했던 신탁을 들으러

하늘에 가까이 솟아오른 이 델피로 찾아오던 사람들의 행렬을 상상해 본다.

알지 못하는 절대자가 부여한 자신의 운명과 미래를 알고자 한 고대인들의

마음과 신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델피성역의 번성기에는 순례자뿐 아니라 그리스 도시국가의 왕들,

그리고 아시아와 이집트의 왕들도 때로는 아폴로 신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하여 델피 까지 오곤 했지만

하늘 아래 영원한 것은 없는 법, 기원전 2세기 경 로마가 그리스를 점령하고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전하기 시작하자 델피의 신탁의 권위와 명성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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