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말씀과 행복
예수님은 행복하셨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산에서 군중에게 “행복하여라(마태 5,3-12).”라고 가르치지 않으셨을 테고, 만일 그랬다면 그분은 거짓말쟁이다. 자신은 그렇게 살지도 또 행복하지도 않은데 마치 그런 것처럼 군중을 가르쳤으니 말이다. 그분은 하느님이라서 그분에게는 거짓이나 위선은 없다. 그분의 삶은 곧 그분의 마음이다.
행복은 성과나 성공이 아니라 내적인 상태이다. 세속적인 시각으로 예수님이 행복하셨다고 평가하기 정말 어렵다. 가정을 꾸리지도 않았고, 계획했던 일도 성공하지 못했으며, 게다가 누명을 쓰고 치욕스럽게 사형을 당하셨다. 그분은 그 길을 피해갈 수 있었고 다른 방식으로 계획했던 일을 해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도 우직하게 그 길을 가셨다. 융통성이 없거나 고지식해서가 아니라 다른 길은 없고 그 길이 제일 좋은 길, 참된 행복의 길이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고(루카 11,28), 그들은 예수님의 형제자매 그리고 어머니가 된다(루카 8,21).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세례로서가 아니라 그분의 말씀을 듣고 지켜서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하느님은 행복의 근원이시고 그분의 말씀 안에 행복해지는 길이 있다.
돈, 명예, 권력, 성공, 쾌락 그리고 어쩌면 가족과 건강까지도 행복의 절대적 조건이 되지 못함을 다 안다. 그런데도 그것들을 갖고 유지하려고 자주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그런 것들은 사는 데 필요하거나 사는 동안 잠시 주어지거나 따라붙는 것들로 때가 되면 사라진다. 장볼 때 그 물건에 성의 없이 붙여 놓은 사은품 같은 것들이다. 품질에 자신 있으면 그런 것 없이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제 값을 요구했을 것이다. 행복과 하느님 말씀은 그런 것이다. 거기에 더하거나 뺄 것이 없고 화려한 포장이 필요 없다. 이미 한 사람과 목숨까지 내놓으며 그분을 따랐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증언한다.
예수님, 오늘도 어제처럼 그리고 내일도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그것이 의무라서가 아니라 거기에 행복해지는 길이 있고 주님말씀을 떠올리지 않으면 제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분부대로 행복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 인생길의 따뜻한 안내자이시니 오늘도 주님 계명에 합당한 말과 행동을 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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