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인순] 예수님 눈물 성당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우리는 안내자를 따라 올리브산 중턱으로 갔다.

키드론 골짜기 너머로 현대적인 건물과 어우러진 예루살렘의 모습이 펼쳐졌다.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 돔 사원과, 다윗의 도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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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을 대표할만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황금 돔 사원은

이슬람에게는 모하멧이 승천한 바위가 있는 곳이며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외아들을 바치려 했던 곳이다.

세계 그리스도교인, 유대인, 이슬람교도들의 마음의 고향인 영원한 도성 예루살렘.

오른쪽으로는 어제 우리가 다녀온 예수성탄기념성당이 보였다.

우리가 서 있는 올리브 산과 키드론 골짜기 너머의 예루살렘 일대에서

예수님께서 당신 생애의 마지막을 보내셨음을 생각하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황금 사원의 문은 예루살렘 대성전으로 직접 통하는 골든 게이트로

예수님께서 베다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마르 11,1-11) 이 성문을 통과하셨다고 한다.

이 성문은 1530년 터키군에 의해 폐쇄되었다.

예루살렘 구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성벽의 문들도 모두 막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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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있는 곳 가까이에 유대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었다.

마침 유대인 묘지에서는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는데

그들은 이 올리브 동산을 ‘여호사밧’ 언덕 (하느님께서 심판하신다는 뜻)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예루살렘 성이 보이는 이곳에 묻혔다가 마지막 심판 때 무덤에서 부활하여 키드론 계곡 너머

성도 예루살렘에 모이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겟세마니 동산 앞의 키드론 계곡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무덤이 있고,

예루살렘 대성전 옆의 성채 앞에는 이슬람신자들의 공동묘지가 있었다.

예루살렘 대성전과 올리브 동산에 3대 종교의 공동묘지가 모여 있는 것이다.

아마도 더럽다는 뜻을 가진 키드론 골짜기가 옛날에는 한적한 지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원한 부활의 희망을 지닌 모든 종교가 하느님 안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그 날은 언제일까.

 

예수님 눈물 기념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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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대인 공동묘지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갔다.

이름처럼 올리브나무가 많은 올리브 동산은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자주 제자들과 들르신 장소임은

성경을 통해서 잘 알고 있었다.

올리브 산은 예수님 지상 생활의 마지막 때인 수난 시기의 기억을 간직한 산이었다.

그 산기슭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지으신 것을 기억하는 예수님 눈물 성당(Dominus Flevit)이 있다.

왼쪽으로 러시아 정교회 소속의 “마리아 막달레나” 수도원 담과 오른쪽으로는 겟세마니 동산 벽을 끼고 걸어가는데

나무 사이로 푸른빛의 타원형 돔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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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서 마당에 커다란 종려나무가 서있는 작은 성당이 나타났다.

작은 성당은 검소하면서도 오래된 흔적이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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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 제대 뒤편으로는 성배와 가시관의 문양으로 만든 창살 너머로 예루살렘의 전경이 보였다.

그 옛날 이곳이 올리브산 중턱 야산으로 남아 있었을 때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서 건너편에 보이는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며 눈물 흘리신 것을 기념하여

6세기경에 지은 원래 성당은 사라지고 지금의 성당은 1955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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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어느덧 올리브 산 내리막길에 가까이 이르시자,

제자들의 무리가 다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 때문에 기뻐하며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루카 19,41-43).’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자기에게 파견된 이들에게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는 너!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루카 13,34)

 

진정한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한 동족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미어져 눈물을 흘리신 예수님.

예수님 시대나 오늘의 세상이나 지나가는 지상의 것들에 길들어

진정한 평화와 선의 길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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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나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당신의 가르침을 거스르는 세상의 악 때문에 아픈 예수님의 마음을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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