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인순] 로마의 사도 바오로4 - 성 바오로 대성당

로마의 사도 바오로4 - 성 바오로 대성당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081_878.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084_9971.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091_2531.JPG


이제 바오로 사도의 무덤 위에 지어진 성 바오로 대성당으로 향한다. 초세기 박해가 끝난 시기에 지은 성당은 1600년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가 1827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우리가 방문하는 성당은 교황 레오 12세에 의해 옛날의 설계를 중심으로 재건축된 건물이다. 교회 안에서 바오로 사도의 위상이 성 베드로와 같은 만큼 바오로 대성당의 규모와 중요성에서도 성 베드로 대성전 못지않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140_761.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143_1663.JPG
 

지은 지 20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성당이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그동안 로마시내에서 본 오래된 성전들에 비해 현대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대리석 기둥이 이어지는 이어진 회랑을 지나면 성전 문 앞에 다다랐다. 청동 문에 성 바오로의 행적이 부조로 새겨져 있었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178_1276.JPG
 

문 위편에 조각된 천사의 얼굴에 마음이 끌렸다. 모든 것을 거룩한 무관심으로 차단하고 유일한 절대자만을 바라보며 섬기는 천사의 신분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천장에서 중앙제대를 향해 빛이 쏟아지고 있는 성당 내부는 대리석 기둥과 열두 사도들의 석상이 늘어선 오른편과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 3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성베드로 대성당처럼 전체를 한눈에 보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201_5289.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217_8014.JPG

 

제법 거리가 있는 중앙제대 앞으로 갔더니 투명유리 아래로 사도 바오로가 묻혔던 자리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트레 폰타네에서 순교하신 성인을 신자들이 몰래 이곳에 매장했다가, 후에 발견된 자리다.  

 

달릴 길을 다 달린 뒤 평생을 그리워하던 주님과 함께 있는 바오로 성인, 날마다 바오로 서간을 통해 가르침을 듣고 생애를 짐작하던 것에서 오늘은 실제로 성인이 세상을 살다간 증거를 보고 있다. 예수님을 만난 후로 그의 삶은 변했고, 현실 속에서는 고난과 고통의 연속인 삶을 살았지만 그의 정신은 늘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주님의 사랑을 모든 이에게 전하려는 열의에 차 있었다.무덤 터에서 이천년을 넘어선 현실 속의 바오로 성인을 생각했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327_0708.JPG
 

사도 바오로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성 베드로도 있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400_0185.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401_8165.JPG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468_8714.JPG
 

그 무덤 터 위가 성당 중앙제대였다. 제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도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신자석이 놓여있고 양편으로 경당이 하나씩 있다.  

 

둥근 천장 중앙에 그려진 스승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자세히 바라보면 예수님 발치에 작은 거북이처럼 웅크린 레오 12세 교황이 있다. 위대한 주님 발치에 작은 모습으로 엎드린 모습에서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작은 처지를 생각 할 수 있었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510_4132.JPG
 

중앙제대 뒤편에 있는 두 개의 경당 중 오른쪽에 있는 경당에는 1800년 화재 때 불에 그슬려 손상된 성 바오로의 목상이 모셔져 있었다. 유일하게 남은 옛날 성당의 유산인 것 같았다. 

 

반듯하고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이 감도는 바오로 대성전에서는 바오로 사도의 수고스러운 모습보다는 그분의 영광에 든 모습, 평생을 사랑하고 고대하던 주님과 일치하여 영원한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을 시작으로 온 세상 모든 이에게 당신의 구원을 전하고자 하신 예수님은 바오로 사도를 선택하셔서 그 사명을 맡기셨다. 그 믿음은 시대를 지나 동양의 우리에게까지 전해졌다. 우리는 바오로 사도를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해 받았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543_8554.JPG
 

바오로 사도, 당신은 나의 아버지, 예수님을 따르는 정신과 방법을 보여주시는 분. 나도 사도 바오로처럼 나를 위한 삶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위해 삶을 바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559_8006.JPG
 

성당 밖으로 나오는 통로에는 옛날 성전의 기둥과 조각들,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그 옛날의 아름답고 웅장한 성전을 단편적으로나마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575_4903.JPG
 

전에는 어려움이 다가오면 피하고 싶고 마음문을 닫아 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만난 바오로 사도의 용기와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생애를 기억하면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었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는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4d7ed513db22056ccd71e9e7485e8d20_1564797596_05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