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꿈쟁이의 외딴방] 바오로딸들의 원천을 찾아서 4 - 브라의 꽃의 성모(Madonna dei Fiori) 성당

바오로딸들의 원천을 찾아서 4


브라의 꽃의 성모(Madonna dei Fiori)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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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부분의 지역에는 걸어서 다닐만한 가까운 거리에 많은 성당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성모님, 성인들의 발현 혹은 기적과 연관이 있거나 성인들의 유해가 모셔진 곳, 그래서 특별히 거룩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을 산투아리오라고 부르는데, 소년 알베리오네 가족이 살던 지역 가까이 있는 브라에도 ”꽃의 성모 성당“이라는 유명한 산투아리오가 있었습니다. 알베리오네 가족들도 이곳을 자주 찾아와 성모님께 기도했고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 성당은 지금까지도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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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작은 이 성당의 중앙에는, 성모님께서 나타나 군인들의 위협을 받고 있는 여성을 구해주는 장면을 그린 성화가 있습니다. 이 성당이 지어진 유래를 설명해주는 성화입니다.

 

1336년 12월 29일 추운 저녁, 출산을 앞두고 있던 새색시 에지디아 마티스(Egidia Mathis)가 길을 가는데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 길을 막았습니다. 그들은 지방의 영주를 따르는 용병이었는데, 잔악무도하여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자들이었습니다. 위험을 느낀 에지디아는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성모님의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눈부신 빛이 나타나 군인들의 주위를 비췄고 그것을 본 군인들은 겁에 질려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 때, 에지디아는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성모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성모님은 곧 사라졌지만 놀라고 크게 감동을 받은 에디지아는 갑자기 산기를 느껴 바로 출산했습니다. 얼마 뒤에 에디지아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갓 태어난 아기가 옆에서 큰 소리로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2월의 추위 속에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려는 듯, 주변에 있던 야생 자두나무가 가득 꽃을 피워 그곳이 봄처럼 하얗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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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을 찾아와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후에 작은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이곳을 찾아와 성모님께 기도를 드린 사람들은 성모님의 은총으로 여러 가지 기적을 체험했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체험한 기적을 서투르지만 소박하게 그림으로 그려 성당에 봉헌했습니다. 지금 이 성당 입구의 벽에는, 가난하지만 신심 깊은 이들이 받은 많은 은총을 증언하는 이러한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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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림들 가운데에는 알베리오네 가족이 봉헌한 그림도 있습니다. 두 마리 황소가 끄는 마차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작은 소년을 덮치려 하자, 아버지가 급히 소년을 향해 달려가고 어머니는 마당 한쪽에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끝자락에 “알베리오네 요한 1898”이라고 적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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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중앙제대 오른편에 모셔진 성모님 성상은 기적으로 삶을 되찾은 서민들이 봉헌한 많은 선물과 꽃, 보석들로 촘촘하게 치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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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알베리오네의 집은 성모님의 기적으로 유명한 이 성당에서 약7Km 떨어져 있었습니다. 알베리오네의 어머니도 이곳에 자주 찾아와 성모님께 자녀들을 맡기면서 초를 봉헌했습니다.

 

후에 알베리오네 신부는 꽃의 성모님과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기억하였습니다.

 

   ‘9살 때,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어머니께 큰소리로 말했다.

   “엄마, 제가 약속했어요!”

   그러나 감히 내가 꽃의 성모님께 촛불을 봉헌한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눈치를 채시고 나에게 목소리를 높이셨다. “쉽게     약속하지 마라! 그렇지만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관대하게 이행해야 한다. 성모님께 가서 촛불을 켜되 작은 촛불이 아니라 큰 촛불을 봉헌해라.” 

   라고 하시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주셨다.‘

 

약속한 것은 성실하고 관대한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권고는 어린 알베리오네의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알베리오네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통해 성모님께 대한 사랑과 신앙, 성실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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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마당 한쪽 철창 안에 야생 자두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 야생 자두나무는 원래 봄철인 3,4월에서 5월에 꽃이 핍니다. 그러나 1336년 12월의 기적이 있은 후부터는 12월 26일이 되면 하얀 꽃이 나무 가득 핀다고 합니다. 한겨울에 피는 꽃 때문에 이 성당은 ‘꽃의 성모성당(Madonna dei Fiori) ‘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1973년에도 11월 23일부터 5개월간 꽃이 피었는데, 이때는 토리노 주교좌성당에 보관되어있는 신도네(Sindone:거룩한 수의)를 TV에서 방영하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기적이 일어난 자리에 세워졌던 성당은 아주 작았는데, 찾아오는 신자들이 늘어나자 1933년 본래 성당 옆에 규모가 큰 성당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공사가 지연되었다가 종전 후 1978년 9월에 축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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