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2월 12일 나 하느님 너

12월 12일 나 하느님 너

 

한 사람이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하다. 그 한 사람이 바로 나다. 온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내 생을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하느님은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신다.

 

예수님은 목동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일과 생활을 아셨던 것 같다. 그들은 자신의 양뿐만 아니라 이웃들이 맡긴 양들까지 모두 데리고 나가 풀을 뜯게 한 후 다시 안전하게 돌려줘야 그 품삯을 받았다. 그러니 그 중 한 마리라도 없어지면 하루품삯은 고사하고 그 양의 값을 배상해주어야 했을 것이다. 가난한 목동은 그 놈 한 마리를 찾으러 온 산과 들판을 헤매고 다녔을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 놈을 찾으면 얼마나 기뻤겠는가? 마치 양 백 마리가 모두 자신의 것이 된 것처럼 기뻤을 거다. 그 놈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면서도 혹시라도 또 달아날까 꼭 끌어안고 돌아왔을 것이다. 목동은 배상해주기 싫어서 그 한 마리를 찾아 헤맸겠지만, 하느님은 외아드님을 사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그 한 마리를 찾아 당신 나라를 가득 채우려하신다.

 

자신이 지금 소외되지 않고 큰 무리 안에 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다. 본래 세상은 제외시키고 소외시키기 때문에 나도 언젠가 소외되고 버려질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 품에서 사는 이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 세상 모두가 나를 잊고 소외시켜도 그분은 그러실 수 없다. 외아드님의 생명을 내어주고 사 왔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느님은 영원하시고, 지구는 46억년을 살았고, 나는 아무리 길어야 100년을 산다. 정말 들풀 같은 인생이다(이사 40,7). 그래도 내 인생은 소중하다. 내가 바라고 세상이 제시하는 만큼 멋지고 아름답게 살지 못해 속상하고 내 자신이 밉지만 그래도 내 인생은 소중하다. 그리고 그와 똑같이 그의 인생도 그렇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이웃을 나처럼 소중하게 대하겠지,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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