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2월 14일(십자가의 성 요한) 십자가 나의 사랑

1214(십자가의 성 요한) 십자가 나의 사랑

 

이스라엘은 바빌론 제국에게 패망해서 노예로 끌려갔다. 거기서 그들은 하느님을 버리고 바빌론의 잡신과 그곳 문화를 따르라고 강요받았다. 그것을 따르지 않고 고집스럽게 고지식하게 하느님의 계명과 전통을 지켰던 이들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았다. 그래도 끝까지 자신의 신앙을 지켰던 이들이 있었다. 그들을 이스라엘의 남은 자’, ‘가난한 자’, ‘아나빔이라고 부른다.

 

신앙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그의 결단과 생활로 드러나기 때문에 공동체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종교의 사회참여는 필연적이다. 친일파 명단에 조선교구 프랑스인 교구장들과 한국인 최초의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님의 이름도 올라 있다. 안타깝고 오류이기를 바라지만 그분들의 친일행적은 역사적 사실이다. 조선총독부를 합법적이라고 인정하고, 안중근 토마스 의사를 신자가 아니라고 부정했고, 그의 종부성사 청원을 거절했다. 일본군 징용을 찬성하고, 신사참배를 했다. 왜 그랬을까? 교회와 교우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셨을 것이다.

 

그분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 참 많이 아쉽다. 세상이 예수님, 하느님을 대하는 태도의 상징은 십자가였다. 세상은 하느님과 진리를 싫어한다. 예수님은 이것을 잘 알고 계셨고, 당신 친히 당하고 계셨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하였다(마태 11,12-13).” 그러니 오늘날 그분의 말씀을 지키고 따르는 사람도 똑같은 일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셨다. “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 나 주님이 그들에게 응답하고, 나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그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이사 41,17-18).” 고집스럽게, 고지식하게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이들에게 세상은 예전처럼 십자가를 안겨주겠지만, 그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은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실 것이다. 이 성인은 십자가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자신의 이름에까지 십자가를 넣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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