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6월 7일(삼위일체대축일) 주님을 따르는 삶(+ mp3)

6월 7일(삼위일체 대축일) 하느님 안에서

 

우리 하느님은 삼위일체이시다. 삼위일체는 이해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믿을 교리이다. 하느님은 보이지 않지만 살아계시고 그분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를 구원하셨음을 믿는 것처럼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이 한 분이심을 믿는다. 이 믿음은 하느님이 지극히 순수한 사랑이심을 선포한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하느님을 알려주셨다. 하느님이 우리를 죽도록 사랑하신다고 알려주셨다. 우리는 아는 만큼 살지 못하고 설교가 자신의 것이 아니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곧 그분의 삶이었다. 예수님은 오직 아버지 하느님의 뜻대로만 말씀하시고 행동하셨다. 그렇다고 노예나 기계처럼 복종하신 것은 아니다.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동산에서 그렇게 번민하며 기도하셨던 걸 보면 그분의 순종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분도 생각이 있었지만 그것은 버리고 기꺼이 아버지의 뜻을 따르셨다. 하느님도 죽은 친구 라자로를 살려달라는 예수님의 청원도 들어주셨다(요한 11,41).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게 예수님 삶의 양식이었다(요한 4,34). 그렇게 두 분은 서로 사랑하셨다.

 

성령님은 이 두 분의 사랑을 알려주신다. 이천 년 전의 예수님을 오늘 여기에서 만나게 해주신다. 우리는 그분의 도움으로 예수님이 오늘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고 여기서 그분의 선택과 행동을 보고 따라 한다. 성령님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알려주신다. 그분은 예수님의 사랑, 신적인 사랑법을 가르쳐주신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본받아 우리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림없는 소리다.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나가 되겠나? 부부도 안 되고, 죽은 다음 뼛가루를 섞어도 하나가 안 된다. 언제나 태어난 그대로다. 교정하고 개선한다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옛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그러니 하느님처럼 하나가 되자고 말하는 대신 우리 함께 삼위일체이신 사랑의 신비 안에서 살자고 하자. 그 안에서 함께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삶을 보자. 하느님의 은총으로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고 인내하며 사랑하여 서로에게 순종하는 법을 배워 익히자. 그리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하고 그를 통해 나에게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자.

 

예수님,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 안에 하느님이 사시고 또 그들은 하느님 삼위일체 안에서 삽니다. 그렇게 산다면 여기서 사나 저기서 사나 모두 같은 모습이고 그렇게 영원히 산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희생과 순종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주시고 그 길로 인도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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