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8월 22일(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섬기는 권리 (+ mp3)

8월 22일(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섬기는 권리

 

성모님에 대한 교리에는 성서나 신학자들이 아니라 교우들의 대중적인 신심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원죄 없으신 잉태가 그렇고 오늘 우리가 고백하는 내용도 그렇다. 성모님이 하늘에 오르셨으니 그분을 하늘나라의 여왕으로 불러야 마땅하다는 믿음이다.

 

살면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건 큰 축복이다. 세상에서는 지도자와 권력자가 거의 같은 뜻으로 이해되지만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지도자는 봉사자이다. 높은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다. 그들의 권위는 섬김과 희생에서 만들어진다. 부모가 자식보다 형식적으로는 윗사람이지만 실제로는 자식의 종노릇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종노릇이 그들을 부모가 되게 하고 영원한 윗사람으로 만든다.

 

부모라는 말에서 아버지가 먼저지만 마음에서는 어머니가 더 가깝고 더 높다. 그건 아버지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거다. 부성(父性)은 잘 모르겠지만 모성(母性)의 역할은 잘 알고 우리 삶과 아주 가깝다. 예수님이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게 하신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거다.

 

예수님은 부활 승천하셔서 고단했던 선교활동을 마치고 쉬시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갈릴래아 작은 지역을 넘어 이제는 세상 곳곳에서 당신 제자들 안에서 여전히 사람들을 섬기고 희생하신다. 아드님이 일하시는 데 성모님이 가만히 앉아 계실 리가 없다. 성모님은 믿는 모든 이들의 마음 안에서 여왕의 권리를 행사하신다. 그들이 아드님을 잘 따르게 돕고 인도하시며 아드님에게 하셨듯이 그들을 보살피신다. 그것이 성모님의 왕권이고, 하느님이 왜 우리의 참된 임금이신지 알려 주는 표징이다.

 

예수님, 주님은 섬기고 희생하는 이들 안에서 당신의 왕권을 행사하십니다. 그래서 주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모두 낮은 곳에 있습니다. 그곳에 주님이 계시니 그들은 거기를 좋아하고 가장 편안해 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전설에는 어머니가 이 이름을 가르쳐주셨다지만, 실제로는 하늘의 여왕처럼 이것도 어머니에게 은혜와 도움을 받은 이들이 붙여드린 이름일 것 같습니다. 영원히 도와주시는 어머니라는 이름처럼 마음 든든한 약속은 없습니다. 부성, 모성 둘 다 턱없이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어 낮아지는 게 더 자연스러워져 높은 곳에 있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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