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31225 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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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2월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복음묵상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요한1,9-11)

 

별과 목동들, 그리고 마구간의 가족들,

그리고 며칠 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세 명의 이방인.

그리고는 아무도 참빛이 세상에 오셨음을 몰랐다.

 

시간이 지났고, 그 빛은 우리가 살아야 할 참된 삶의 의미에 대해 세상에 외쳐댔지만,

어떤 형태로든 힘을 가진 자들은 그 빛을 못마땅해 했다.

여기저기 치이며 고단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만이 그분의 말씀에 희망을 보았다.

 

교만한 이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보지 못한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영혼을 썩게 하는 무서운 병을 가지고 있지만, 병에 걸린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며, 그 큰 빛을 거부하고 만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의지할 곳 없었던 삶이 고달팠던 마음들,

그토록 미워했던 죄 안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부정할 수 없었던 슬픈 마음들,

가진 것이 없어 늘 자존감조차 보호할 수 없었던 마음들,

타고난 장애 때문에 힘들어하던 마음들,

그 마음들에게는 그 빛이 유일한 희망이 되고 말았다.

 

오늘의 우리의 모습을 보자.

교회 안과 밖을 구별할 필요는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들여다보면 된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힘을 청하는 겸손한 이들과 모든 것을 눈 밑에 놓고 하느님마저 재단(裁斷)하려는 교만한 이들로 크게 나뉜다.

 

악한 힘을 휘두르려 하는 이들에게 성탄은 기쁨이 아니라 오히려 두려운 일이다.

나의 모자람, 나의 비겁하고 나약한 모든 모습을 인정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희망이 된다.

 

예수님께서 아무런 힘이 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또 다시 오셨다.

다시 한 번 우리가 일어설 것을 바라시면서 희망을 안고 오셨다.

악이 기고만장해서 모든 선한 마음들을 억누르려 하는 이 세상에 “너희는 절대 져서는 안 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고 오셨다.

“내가 함께 할 테니 기운을 내라”는 성부의 메시지를 가지고 그 아드님께서 누구보다도 약하고 가난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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