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4 성령 강림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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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6월8일 성령 강림 대축일 복음묵상

 

“성령을 받아라.” (요한20,22)

 

두려움에 사로잡혀 방구석에 꼭꼭 숨어 있던 제자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서로의 눈을 마주치는 것도 불편했을 분위기,

서로 알고 있는 모두의 비겁함에 누구 하나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던 분위기,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겁니다.

스승 예수님과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이 기억으로 살아 움직였을 겁니다.

이미 그분을 따르지 못했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고 그저 후회일 뿐입니다.

 

그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들어오십니다.

그리고 첫 인사로 평화를 전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리고 성령을 불어넣으셨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심지가 곧은 사람이라고 해도 두려운 것은 똑같습니다.

용기가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든 두려움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말이지요.

굴곡 많은 삶 속에서, 두려움 앞에 서야만 할 때,

우리는 설명하기 힘든 초라함을 체험합니다.

 

성령을 받은 후의 제자들의 백팔십도 달라진 삶을 떠올려봅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두려움도 없어 보입니다.

어디서든지 당당하게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순교의 관도 마다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령의 체험은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라 생각해도 될까요?

아닙니다.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입니다.

두려움을 이겨야 할 이유와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의 힘으로는 벅찰 수밖에 없는 두려운 상황을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활동하셔도 두려운 것은 두려운 것입니다.

두렵겠지요. 왜 안 두렵겠습니까?

다만 두려움을 대하는 마음에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게 간절히 청해야 합니다.

어떤 두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믿음과 그 믿음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평화를 청해야 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성령께서는 우리가 선택해야 할 태도를 위해 힘을 주십니다.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의 평화와 다르다 하셨습니다.

그것은 그분을 믿고 따를 수 있을 때 얻어지는 평화입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힘을 위해 성령께서 우리 안에 활동하실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청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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