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태근-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22] 일본1

나에게 여행은 그랬다

그건 돌아갈 기쁨을 누리는 것이었고

가기 전 설렘을 간직하는 것이었으며

결핍과 부재를 통해 여타의 것에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고

망설임과 후회로 더욱 기억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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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덧 마지막 목적지를 정할 때

열흘 남짓 인도네시아를 연구하다 그동안의 여정에 좀 지친 탓도 있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 최종 목적지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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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시즌 3은 일본 최남단 규슈에서 최북단 홋카이도까지 열차를 타며

조금은 천천히 일본의 성당들을 찾는 여정이다

그래서 JR패스를 (일본 철도자유이용권을) 구매하여 요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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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전에,

2년 동안 함께 생활해 온 신부님과 홍콩을 방문할 일이 있어

홍콩에 잠시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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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대건 신부님이 공부하셨던 마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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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서 인천을 거쳐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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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를 같은 날 입국과 동시에 출국해 보긴 또 처음일세

공항 1층에서 찾은 짐을 다시 3층에서 부치니 아주 기분이 묘하구먼

그렇게 서두른 탓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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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미사를 드리는 행운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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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사키 관구 후쿠오카 교구의 주교좌 성당인 다이묘마치 성당

福岡カテドラル・センター大名町教会。

福岡県福岡市中央区大名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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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저녁미사를 드린 곳에서 학생 때 몇 차례 뵌 듯한 부제님의 얼굴이 보여 신기 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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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성당 미사이지만 엄숙하기로는 바티칸보다 더한듯하여

몰래 숨죽이고 성당 밖에서 촬칵 촬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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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드리는 주일미사

야츠시로 성당

 

八代教会

〒 866-0861

熊本県八代市本町1-8-2

TEL:0965-32-4065

 

성당 옆 호텔을 잡은 탓에 비가와도 끄떡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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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자기 스스로 성체를 모실지 미리 정하는…

이 순간이 하나의 양심성찰이고 정화의 순간처럼 느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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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 옆 고해소 위의 십자가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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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우리가 고해소에 들어가는 것은 다분히 죄에 걸려 넘어져서인데…

그런데 예수님도 넘어지셨다

그러나 그것은 죄가 아니라 사랑의 무게…

그리고 세 번째 넘어지셨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가실 길을 끝까지 걸어가셨다

세 번이나 넘어지신 예수님을 보며, 더는 일어나시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느덧 그분은 다시 일어나셨다. 그리고 끝까지 걸어가셨다

고해소를 나온 우리도 다시 그 길을 걷는다

십자가의 길 그것은 영광의 길

 

일본에 와서도 미사와 성당을 우선순위에 뒀기 때문일까

미사를 마치고 일본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빠징코를 했다

호텔 로비에 있어 그냥 버튼만 눌렀을 뿐인데… 아 글세..럭키 세븐

무료 숙박권을 한 장 얻었다!!! 하느님 감사 ^^

 

다시 열차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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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좀…취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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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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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기차가 내려준 이곳은

 

Cathedral of St. Francis Xavier (Oita Church)

聖フランシスコ・デ・ザビエル司教座聖堂(大分教会)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잡았던 터라 새벽 미사도 거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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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에서 시코쿠로 넘어가는 길에

유후인이었던가 그 언저리였던가 기억이 가물 가물 가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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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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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굴은 하나에 자그마치 8,000원

굴 하나를 장시간 음미하며 먹어보긴 또 처음

몇 번에 걸쳐 굴 하나를 조각조각 내어서 먹기도 처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성체를 그렇게 음미하며 영했더라면 영적으로 진일보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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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찍고

찾아간 곳은 바람도 머물다간다는 곳 시코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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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러 갔는데

문은 열려 있었지만, 건물 전체가 텅 빈 듯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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番町教会(ロザリオの聖母)

Church of Our Lady of the Rosary (Bancho Church)

高松 (Takamatsu), 香川県, 四国, Japan

 

그러다 이를 잡듯 이를 뒤집듯 찾듯

결국

홀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준비 중인 사제를 찾았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와 함께

여러분 없이 시작할 미사에 “여러분”으로 함께 미사 드렸다

신자가 없어서 홀로 미사를 드리신 걸까…

 

아무튼

한 노사제의 정성 가득한 미사가 오늘 아침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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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아침을 들어라”

아침은 뼈 부착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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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대 근처 쇼핑몰에서 한 컷

직장인들이 각 테이블에 각기 홀로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이건..어딘지 모를 이 시대의 고독과 공허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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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공허를 이런 걸로 채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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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나선다

 

江ノ口教会(福者パウロ田中と妻マリア)

Church of Blessed Paul Tanaka and wife (Enokuchi Church)

高知 (Kōchi), 高知県, 四国, Japan

 

저녁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두 번이나 이 성당을 찾았지만 굳게 잠겨 있는 문을 달리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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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이 성당은 문이 화알짝

자고로 성당 문은 활짝 열려 있어야!

 

中島町教会(無原罪の聖母)

Church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Nakajimacho Church)

高知 (Kōchi), 高知県, 四国,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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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시코쿠가 고향인 호빵맨 아니 앙팡만 열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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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村教会(救い主キリスト)

Church of Christ the Redeemer (Nakamura Church)

四万十 (Shimanto), 高知県, 四国, Japan

본명축일에 이 작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행운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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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교우시군요?!!

마침 관광안내소의 자알 생긴 청년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던가

주섬주섬 기념품도 잔뜩 챙겨주어 고마운데

게다가 성당도 쉽게 찾게 해주어 더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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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메같은 시골에 땅꼬마 같은 성당에

인도계 미국 신부님이 일본어로 미사를 드린다는 것은 가히 놀랄 노 자다

 

특이하게도 이곳 성당엔 일본사람보다 필리핀 사람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그래서인지 독서도 2개국어로 성가도 한 번씩은 타갈로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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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쉬어 간다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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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코쿠의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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