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태근-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22] 일본2

Sing, sing a song

노래해, 노래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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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out loud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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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out strong

힘차게 노래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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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of good things not bad

나쁜 일 말고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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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of happy not sad

슬픈 것 말고 행복한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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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sing a song

노래해, 노래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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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it simple to last

단순하게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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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whole life long 인생을 오래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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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worry that it`s not Good enough for anyone else to hear

듣는 사람이 음치라고 할까 걱정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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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sing, sing a song

그냥 노래해, 노래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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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보낸 일본 홋카이도의 후라노

 

차안 가득 퍼지는 The Carpenters 의 Sing

그리고 차 밖 가득 번지는 여름꽃의 향연

아카시아 최종회!

자, 여름을 마중하러 기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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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에서 히로시마로 넘어와 밤길을 거닐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의 형태만 앙상하게 남은 철골과 건물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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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음……왜 일본은 되고 우리는 안 되지

평화의 소녀상 말이얌…..

 

カトリック幟町教会へ

広島市中区幟町4-42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히로시마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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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에 세워진 성당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양 신부님과 동양 부제님? 부제님이 정말 잘 생기셨다. 괜히 보는 내가 기분이 좋았다는…

배우 강동원이 신부님 역활을 해서 유명해진 검은 사제들이란 영화가 있는데

그걸 본 사람이 매우 비현실적이란다

영화내용을 두고 한 얘긴 줄 알았는데 강동원씨 같이 잘 생긴 분이 신부님으로 나와서 그렇다나…

아니 잘 생긴 신부님이 얼마나 많은데^^ 여길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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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당에서 아침미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한 신자가 저길 보라며 손가락으로…..

그리고 피닉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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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아마도 전쟁의 아픔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였을까..

보통 성당에는 비둘기나 수닭인데..불사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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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그렇다 장소를 옮겨 여긴 일본의 수도 도쿄

도쿄에서 아침미사를 드리던 중

Ueno Catholic Church1-5-9 Shitaya, Taito-ku, Tokyo 11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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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마쳐진 성당 안을 이 곳 저 곳 살피다 십자가의 길에 머물렀다

 

한 처 한 처 폭넓은 부조상이 수난의 묵상을 풍부하게 했는데

특히 이 부분..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 도 생각 못해본..

그래! 예수님이 십자가에 내려오신뒤에 성모님께 안기실 때 누군가는 머리에 쓰고 계신 가시관을 들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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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킬로미터를 자랑하는 신칸센이 가지 못하는 곳을 시속 75킬로미터의 로칼센은 담담하게 달렸다

 

아키다의 성당

1-48 Senshumeitokumachi, Akita

秋田市千秋明徳町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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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열차 마니아들은 로칼센을 타고 떠나는 여행을 ‘도중하차의 여행’이라고도 한다.

처음부터 정해놓은 목적지는 아니지만 여행하는 도중에 한 두 시간 정도 어떤 역에 잠시 내렸다가 잠시 떠나는 것을 말한다

 

그 곳에서 내려야하는 거창한 이유는 필요없다.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서일 수 도 있고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일 수도 그저 산책을 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단지 여기에서 잠시 내려볼까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릴 수 있는 것은 특급열차가 아닌 보통열차를 탄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한 두 시간 후면 다시 열차가 올 것이 기 때문에 손해보는 것은 없다.”

(“기차홀릭 테츠코의 일본 철도 여행 가운데” 인용)

 

그래서 내린 곳

그래서 횡재한 곳

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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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가는 길에 예정에도 없던 이탈(?)을 했다

그리고 역 근처 밥짓는 냄새가 코 끝에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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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출발이 얼마남지 않은터라 포장을 해서 가져갈 수 밖에 없다했더니

할머니가 더 분주하셨다

할머니표 우니덮밥

밥도 수북히 성게알도 수북히

와~ 기무치이이이 ‘気持ち… 여기서 기무치는 (이 キムチ기무치와 다른) 기분이 좋다는 뜻임

 

열차는 바다와 함께 달린다

일본의 열차 여행자들은 홋카이도에 갈 때 홋카이도에 간다고 하지 않고 땅끝나라에 간다고 한다

일본의 북쪽 끝가지 가보고 싶었다 열차가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러시아의 사할린이 보일지도 모르는

그러나 방향을 틀었다.

아니 끝까지 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만난 더 깊은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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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를 넘기 전에 아오모리 시장에서

 

をつけて 키오츠케떼 조심하세요 라는 일본어를 매번 귀여워죽겠다로 알았들었다..

어째 먼 길 떠나는 사람에게 하는 말 치곤 좀 그렇다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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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잠시 동안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간주가 필요하듯이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때로 간주가 필요하다.

정신없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한껏 상승곡선을 그리던 감정을 가다듬어 여백 자유 쉼표 뭐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여행을 할 때면 늘 이런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어떤 여행이든 분명 의미가 있었다.

거창하고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얻지는 못할 지라도 몇날 며칠이 걸려 만든 일정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돈까지 떨어져서 엉망진창으로 보내고 돌아온 여행에도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의미는 있었다.” (같은 책 인용)

 

아니 ………..솔직히………이건 부르심이었을까

그 전에 잠시

여긴 홋카이도의 관문이자 관광지로 유명한 하코다테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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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피스트 수도회는 성 베네딕토의 규율을 따르는 가톨릭교회의 관상 수도회로서 시토회의 분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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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곱 번의 기도와 노동, 거룩한 독서로 이루어진 시토회의 단순한 삶은 전 세계 곳곳에서 900년간 이루어져 왔다

마산에 가면 이곳 일본에서 건너온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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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는 가톨릭 모토마치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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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여행지로 유명한 곳인데 하리스토스 정교회 모토마치 성당 요하네 성공회 성당이 사이좋게 오손도손 모여 있다고 한다

 

프랑스 선교사 메르메 드 카시용(불어는 정말 발음 힘들어 ㅠㅠ)이 성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해 1924년 완성했다고 하며 성당의 제단은 로마 교황 베네딕토 15세가 보낸 것으로 일본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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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이야기를 할 때…

여행중에 맞이한 마지막 주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성당을 향해 돌격 앞으로…

 

히가시 무로란 성당

HIGASHI-MURORAN

Miyanomori-cho 4 chome 9-7 Muroran-shi 050-0073

〒050-0073 北海道室蘭市宮の森町4-9-7

 

일본어로 결정정인 한 장면 그대로 정지시켜두고 싶은 모습을 히토코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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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시작 전 본당의 한 형제님(사목회장 혹은 사무장님이셨을까 암튼)이 신부님을 모시고 내가 앉은 자리에 오셨다

주일 아침 말끔하게 검정색 수트에 끌러지 셔츠를 입으신 신부님은

물론 잘 못알아 들었지만 언어는 달라도 중요한 건 통하기 마련이라는 내용이었던 듯 싶다

여튼간에 지금껏 외국에서 미사드리면서 미사전에 신부님이 직접 자리까지 오셔서 인사건네신건 처음인듯

그런데

신부님의 미사를 보면서?

세 번에 걸친 아시아 가톨릭 기행의 하나의 의미를 찾았다

 

그것은 미사였다

신부님은 미사 때 경문을 또바악 또바악 읽으셨다

(마치 어릴적 국어시간에 선생님께서 ‘얘들아 읽는다는 건 이런거란다’ 하며 본이라도 보여주듯이)

정성을 다해 경문을 읊는 모습 그리고 언어는 달라도 음파가 전해주는 진심이 실로 이 작은 성당을 가득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신부님은 앞자리에 앉아 있는 거동이 불편한 어른에게 먼저 성체 분배 하셨고

강론 중간 중간에는 신자들이 함께 웃을 이야기도 건네셨다

그 성당 신자들을 보면 그 성당 신부님을 알 수 있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알았다

원래 가려고 한 성당에 다녀온 줄 알았는데 다른 성당에 갔다왔음을

그리고 그게 그냥 그리 된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을

하느님께서 내게 주시려는 게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성체성사 그리고 성품성사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성목요일 오전에는 성유축성미사를 그리고 미사가운데 사제들은 서품 서약 갱신을

그리고 그 날 저녁에는 주님 만찬 미사를

 

성체성사와 성품성사

주님 만찬 미사 때에 듣게 되는 복음은

잘 들어보면 만찬에 대한 내용보다도 발씻김이 더 부각된다

 

콜레트가 들려주는 요한 복음서라는 책을 보면 다음의 내용이 있다.

“요한이 성찬식 대신 ‘발 씻김’으로 대체한 것은, 아마도 성체 성사의 충만한 삶이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잊고 타인과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로 인도해 주는 유일한 길이 곧 ‘섬김’ 입니다.”

 

거룩하게 미사를 드리는 사제는 단지 미사만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삶도 거룩하리라

 

 

자 이제 슬슬 돌아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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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영화 한 편을 엿보며 멋지게 마지막을 장식해 볼까..

그 영화의 촬영지인 바로 이곳까지 비싼 택시를 타며 왔던터라..

‘시아와세노팡’ 한국에서는 ‘해피해피 브레드’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영화

그러고보니 이 영화를 보면서도 성체성사에 대한 생각을 품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 그건

1. 갓구운 따뜻한 빵

2. 함께 나눠먹는 빵

 

꼭 미사가 그렇다

밥을 짓고 밥을 나누는…

 

그 영화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동화같은 이야기

달과 마니

소년 마니는 자전거에 바구니에 달을 태우고 항상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달려갑니다

어느날 마르고 쇠약해진 달이 말합니다

달: 마니 태양을 없애 줘. 같이 하늘에 있으면 너무 눈이 부셔

마니: 그건 안돼. 태양이 없으면 큰일 나는 걸

달: 어째서?

마니: 태양을 없애면 니가 사라져 버리는 걸

그러면 밤길 걷는 사람들이 길을 잃게 되쟎아

중요한 건 니가 빛을 받아서

너는 또 누군가를 비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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