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생명과 말씀
이스라엘 민족은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바빌론 유배 노예생활에서 고향으로 돌아 와 제일 먼저 성전을 재건하였다. 그들의 노예생활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제 멋대로 살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성전은 하느님의 말씀이 머무르는 곳이고, 말씀을 듣는 곳이기도 했다.
오늘날 성당에 가지 않고, 기도하지 않는다고 우리를 잡아갈 권력은 없다. 그러나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것이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빼앗아 간다. 아니 빼앗긴다. 우리의 선하고 바른 마음은 결코 하루 만에 무너지지 않는다. 눈치 채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만큼씩 조금씩 조금씩 기울고 허물어져 간다. 하느님에게서, 생명에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
어제 밥을 먹었다고 오늘은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살기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밥을 먹는다. 어제 들은 말씀이고 자주 들었던 거의 똑같은 말씀들이지만 오늘도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에 새긴다. 말씀이 마음을 차지하게 한다.
밥이 그대로 몸속에 남아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소화가 되어서 그 영양분이 각 지체로 퍼져야 움직이고 생활할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도 말씀 그대로만 남아 있지 않고 말씀 그대로 실천해서 우리의 믿음이 자라게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생명과 영혼이 유지되고 또 자라난다. 영혼을 빼앗겨 버리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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