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한가위) 신앙
우리는 먹기 위해 살지 않고 살기 위해 먹는다. 먹거리를 위해 일하고 돈을 벌지, 돈을 벌기 위해서 먹고 일하지 않는다. 돈을 따라다니지 말고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해야 한다. 아니, 일하는 사이 어느 샌가 돈이 따라붙었음을 아는 것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돈과 재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다. 그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이 완성되어 가는 길에 우리는 죽음이라는 큰 강을 건넌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와 온 세상의 주인님을 뵙는다. 이것이 어떤 이에게는 헛된 위협으로 들리겠지만, 믿는 우리들에게는 명백하고 당연한 사실이고 진실이다.
우리는 그 강을 혼자 건넌다. 그 때는 부모도, 배우자도, 재물도, 명예도 나에게서 다 떨어져 나간다. 단지 ‘자신이 한 일만 따라간다(묵시 14,13).’ 그 자리에서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은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가난해지고 주인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려고 했던 종들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진다(루카 12,21). 주인님과 그렇게 인생에 대한 셈을 하며 그의 영원한 생명은 완성된다.
인생의 목적이 영원한 생명이라면 인생살이 셈을 하는 기준은 사랑이다. 따라서 사랑은 우리 인생의 주제이다. 권력도 재물도 명예도 업적도 성공도 아니다. 그가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했느냐가 셈의 기준이다. 그의 모범은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예수님의 삶이다. 우리는 그분을 보지 못했는데도 그분과 함께 살았던 것처럼 마치 부모님들을 기억하듯 그분을 기억한다. 내 몸과 성격 속에 두 부모님의 그것들이 있듯이 나의 영혼과 마음속에 예수님이 살아계신다.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신앙이다. 전해 받고 물려받았지만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느끼는 것은 하느님이 처음부터 나와 함께 사셨기 때문이다. 아니 그분이 나를 손수 빚어 만드셨기 때문이다. 이 귀한 것을 전해 주시고 물려주신 부모님과 조상님들께 고마움을 느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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