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재의 수요일) 잊어도 되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것
하느님은 당신께 돌아오라고 부르신다.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기에 그분께 가는 길을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하느님처럼 거룩해지고, 하느님처럼 완전해지며,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시지만 그런 사람이 되기는커녕 그런 바람조차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내 안에 갇혀 사는 게 답답하다. 인간은 참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다.
하느님처럼 되고 그분처럼 사는 것은 자신을 잊어버리고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다. 남에게 잘 보이고 인정받기를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듯이 사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러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남을 위해서 살면 뭐 대단한 것을 잊고 또 잃어버릴 것 같은 걱정과 두려움이 언제나 하느님께로 가려는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머리에 재를 얻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주어진 삶에 단 1분 1초도 더하거나 뺄 수도 없고, 결국은 한 줌의 먼지가 되어버릴 나다. 내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래야 나, 참된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나의 안위와 꿈은 잊어도 된다. 하느님은 나보다 나의 안위를 더 챙기시고, 내 것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시려고 죄를 모르시는 아드님을 죄로 만드신 분이다. 이런 분을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겠나?
죄 없이 죄인이 되신 예수님, 주님이 보여주신 완전한 사랑을 잊지 않으려고 저 자신을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사흘 만에 뒤집을 줄 알면서도 비장한 마음으로 보잘 것 없는 결심을 합니다. 그래야 제게 부어주시는 은총을 헛되이 받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약한 저를 도와주시어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을 잘 받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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