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30일 하느님 사랑하기

이종훈

10월 30일 하느님 사랑하기

 

사랑은 가슴 뛰는 일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설레고 심장이 콩닥거림은 사랑의 작은 부분이거나 가장 낮은 단계이다. 사랑은 그보다 훨씬 크고 넓고 높다.

 

어쩌면 아주 특별하고 가슴 뛰는 것보다는 오히려 일상적이고 무덤덤한 게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를 사랑하면 그와 같아져 하나가 되기 때문일 거다. 언어와 사고 그리고 삶의 방식이 같다면 그와 함께 사는 건 정말 편안하다. 아무 대화 없이도 하루를 지낼 수 있는 게 사랑이지 않을까?

 

예수님은 우리가 마음과 목숨을 다하고 온 힘을 쏟아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가 얼마나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함이 우리가 구원받는 데 얼마나 중요하면 이렇게까지 말씀하셨을까? 예수님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가르쳐주셨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느님께 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는지도 몰라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해서 간구해주신다(로마 8,26).

 

땅에서 나온 우리가 하늘의 언어를 몰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 먼 옛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그들의 피가 우리 안에 흐르고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는 무슨 말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하느님을 모르고 어려워한다. 산짐승들은 하느님과 저렇게 편하게 지내는데 말이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구원받는 사람의 숫자에 대한 질문에 그 대답으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라고(루카 13,24).”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당신을 목숨을 바쳐 하늘문을 열어놓으셨다. 예수님이 그 숫자에 대한 즉답을 피하신 것은 아마도 우리가 원래는 모두 하늘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잊고 잃어버렸으니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목숨까지 바쳐져야 했었나보다. 외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좋아하고 사랑하기가 이렇게 어려울까.

 

예수님, 주님이 구원에 이르는 문이 좁다하고 하신 것은 크기가 아니라 그 길 말고 다른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를 이토록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을 어려워하고 또 자꾸 그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저 자신을 잘 짊어지고,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주님의 계명을 지켜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는 저를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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