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16일 끊임없이 기도하기

이종훈

11월 16일 끊임없이 기도하기

 

어느 날 보니 내가 세상 안에 있고, 시간이 지나 이러저러한 인연을 맺고 살다가, 또 어느 날인가 세상을 떠난다. 혼자 왔다가 홀로 떠나간다. 갖가지 관계 속에서 살지만 인생은 결국 혼자이다. 인생은 외롭다. 친구 스승 자녀 그리고 부모도 이 근본적인 외로움을 해소시켜줄 수 없다. 그들에게 기대했다가 오히려 상처만 받는다. 처음부터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느님만이 내 인생의 진정한 동반자시다.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율법이 있었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사람이 되셨던 말씀이 있다. 오늘 지혜서는 그 말씀이 어떻게 세상에 오셨는지 묘사한다. “당신의 전능한 말씀이 하늘의 왕좌에서 사나운 전사처럼 멸망의 땅 한가운데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는 당신의 단호한 명령을 날카로운 칼처럼 차고 우뚝 서서 만물을 죽음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가 땅 위에 서니 하늘까지 닿았습니다(지혜 18,15-16).” 그분의 계명은 아주 날카로운 칼 같아서 단 한 번의 칼질로 모든 것을 정확하게 가른다. 우리는 늘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모든 게 환하게 드러나 있고 그분의 약속은 변하지 않아 그분은 늘 한결같으시다.

 

인생은 하느님을 찾아가는 긴 영적여행이다. 누구는 가정을 꾸미고 살고 누구는 수도생활을 한다.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통해 각각 우리 모두를 부르신다. 그분을 찾아가는 여정에 그분의 말씀은 사람이 되셔서 나의 길동무가 되어주신다. 부모도 자녀도 해줄 수 없는 것을 바로 그분이 해주신다. 이분을 알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기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분을 알아도 제대로 알지 못해 여전히 기대지 말아야 할 곳에 기대어 스스로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분이 순례의 동반자가 되어주시지만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어려움과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는 않으신다. 그분은 우리가 고민하고 성찰해서 스스로 선택하게 하신다. 그분은 침묵하신다. 그 침묵은 외면이 아니라 이미 들은 당신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 단순한 계명에 담긴 풍요와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다. 더 깊숙이 더 가까이 오게 하신다. 그분께 가까이 갈수록 훼방꾼들이 방해는 더욱 거세고 교묘해져서 어느 길이 어느 길인지 분간하기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니 진정으로 하느님의 길을 가려내고 싶다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가난한 과부의 마음이 되어 올바른 판결을 내려달라고 끊임없이 청해야 한다. 그분은 그 즉시 올바른 길을 알려주신다.

 

길이신 예수님, 주님의 침묵의 가르침을 조금씩 알아듣습니다. 가난한 과부의 마음으로 올바른 길을 가르쳐달라고 청하면 설령 당신의 침묵을 잘못 알아들어도 주님은 이 죄인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신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길의 인도자이신 어머니, 주님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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