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17일(연중 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좋은 사람 되기

이종훈

11월 17일(연중 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좋은 사람 되기

 

예수님은 좋은 사람들 중에 참으로 좋은 사람이셨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생기를 불어넣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좋은 일과 놀라운 일들을 많이 하셨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좋아했고 따라다녔으며 그분의 제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예수님을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아주 위험한 존재로 평가했다. 예수님이 일으키는 기적을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어서 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마태 9,34; 12,24). 예수님은 그 주장에 모순이 있음을 설명해주셨지만(마태 12,25-27)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끝내 예수님을 없애버리기로 결정했다.

 

예수님을 반대하고 살해한 이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선하거나 예수님 편에 서 있기 때문이라면 좋겠지만, 지금은 예수님의 인생이 완성되고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고 나신 후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야 극중 인물 중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한지 그리고 감독의 제작 의도를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 내가 예수님과 동시대에 살았다면 내가 예수님 편에 서서 그분을 지지하고 나아가 그분과 함께 반대와 비난을 참아 견디어냈을지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예수님은 당신이 겪으실 수난과 죽음 그리고 제자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여러 번 예고하셨고, 예고하신 그대로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선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고 몰이해와 모함 등으로 박해를 받는다. 권선징악의 원리를 서둘러 적용한 탓일까, 세상은 그들을 위험하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예수님이 겪으신 그대로이다.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악한 일을 즐기고 악한 사람이 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 오늘도 또 하루가 시작됐다. 회개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예수님의 제자인 그리스도인이니까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행동을 따라 한다. 그러면 알려주신 대로 방해 어려움 반대 비난이 나를 맞을 것이다. 무엇이 선하고 악한지 가려내고 악인들을 심판하는 것은 온전히 하느님의 몫이다. 나에게는 심판의 권한이 아니라(마태 7,1) 선행과 사랑의 의무가 주어졌다. 나의 선택이 선이고 사랑이며 하느님의 뜻일지는 오직 하느님만 아신다. 그렇다고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느님이 기뻐하실 거라고 믿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하기 때문이다.

 

방해하고 반대하는 이들이 밉겠지만 그렇다고 복수하지는 않는다. 하느님은 그들도 사랑하신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렵지만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들도 사랑해야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들을 위해서도 목숨을 바치셨다. 나는 죽어도 그렇게 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복수하지 않고 험담하지 않고 악한 마음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버겁다.

 

참 좋으신 하느님, 아드님을 보내주셔서 저희가 당신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해주셨습니다. 자녀는 싫어도 부모님을 닮는데 저희는 당신을 좋아해도 당신을 따라하지 못합니다. 아마 정말로 주님을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나 봅니다. 어제는 실패했지만 오늘을 다시 마음을 돌려 아드님 말씀을 따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조금 더 큰 선과 조금 더 넓은 사랑을 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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