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1일(성모자헌기념) 새로운 가족

이종훈

11월 21일(성모자헌기념) 새로운 가족

 

그리스도교 문화권의 사람들은 서로 형제자매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우리도 교우들끼리 형제님 자매님 하고 부르지만 그들만큼은 자연스럽지 않다. 유교적인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상호관계를 말해주는 적당한 단어가 없어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그 대신 우리에게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어색한 형제님 자매님이라는 말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살갑게 느껴진다. 이는 가족 혈연관계의 확장이다. 가족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고 무거운 갑옷과 무서운 칼과 방패가 필요 없고 거추장스러운 가면을 벗을 수 있는 곳이다. 때가 되면 가족을 떠나면서도 계속 어딘가에 속하기를 원한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가족,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족 관계를 제시하셨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 하느님의 뜻이 이 새로운 가족관계의 근원이다. 예수 그리스도님의 가족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는데, 그들은 때가 되어 지구상에 출현한 새로운 인류, 새로운 종(種)이다. 새로운 가족관계를 이루고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킨 하느님의 뜻은 인류의 구원이다.

 

가족은 서로 사랑한다. 그리스도인들도 서로 사랑한다. 가족은 같은 핏줄만 사랑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원수도 사랑한다. 그런 사랑이 구원이다. 아주 작은 믿음이나 사이비 종교는 자신만의 구원을 바라지만 우리는 모두 사랑하여 모두 구원되기를 바란다. 스승이교 주님이며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먼저 그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셨고 그 길을 홀로 가시며 우리들을 부르며 초대하셨다.

 

사랑이신 예수님, 주님이 말씀하신 가족은 땅에는 없고 하늘에 있는 신성한 관계입니다. 주님이 형제자매 어머니라고 부르셨지만 그것은 우리의 말로는 그것을 담을 수 없어 그리 말씀하셨을 겁니다. 주님이 맺어주신 관계는 가족 그 이상입니다. 하늘나라 시민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을 세상에 낳아주셨으니 어머니는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였습니다. 저에게 땅에 오신 하늘을 알려주시고 감히 그분과 같은 마음을 갖고 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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