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8일 3번

이종훈

12월 18일 3번

 

요셉 성인은 약혼녀의 혼외 임신 사실을 알고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했다(마태 1,19). 그는 의로운 사람이라서 부정한 여인과 함께 살 수 없었고, 좋은 사람이라서 그 여인이 그 일로 끔찍한 벌을 받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복음서는 단 한 줄로 그의 결심을 묘사했지만 거기까지 성인은 고통스럽게 고민했을 것이다. 결국 그는 율법도 지키고 그 여인도 살리는 길을 찾아냈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본성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사고한다고 한다. 할까 말까, 갈까 말까, 1번일까 2번일까. 답은 3번이다. 이도 저도 아닌, 이도 저도 모두인 답 말이다. 그 3번이 하느님의 뜻이지 않을까?

 

우리는 성실하지 못해도 하느님은 성실하시니(2티모 2,23) 당신이 우리와 직접 맺으신 계약을 끝까지 지키신다. 우리는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하느님은 한결같으시다. 약속하신 대로 우리와 함께 살 임마누엘, 구세주를 보내주셔야 했다. 그분은 철저히 연약한 사람이면서 끝까지 하느님이셔야 했다.

 

마리아와 요셉 두 사람은 이 어려운 주문을 받아안았다.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몸이니 요셉 성인보다는 하느님의 그 요구를 들어드리는 것이 더 수월했을 것 같다. 복음서에서 성모님보다도 더 가려진 요셉 성인에게 더 큰 친근감을 느낀다. 마리아와 약혼 한 이후 죽는 날까지 평범한 한 사람으로 아들 예수 때문에 겪었을 내적인 혼란과 도전을 생각하니 애틋한 마음과 동시에 공경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느님을 잉태하거나 하느님의 양 아버지가 되는 정도는 아니어도 하느님은 우리 각자에게 3번의 답을 찾으라고 주문하신다.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고, 이 세상 너머 다른 세상을 찾으라고. 할까 말까 망설이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라고.

 

예수님, 주님은 삶은 곧 하느님의 뜻이었고, 그것이 저의 구원이었습니다. 오늘도 그때처럼 주님을 따라 하느님의 뜻을 찾습니다. 그것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고 잘 실천하지 못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하느님의 뜻이 제게도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늘에서처럼 그리고 주님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길로 인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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