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12월 23일 주님의 마음을 찾아

12월 23일 주님의 마음을 찾아

성탄절이 가까워지면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기를 먼저 듣는다. 구약의 예언대로 세자 요한은 사람들이 마음을 돌려 구세주를 맞이하게 준비시켰다. 그의 철저한 삶처럼 그의 메시지는 ‘제련사의 불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았다(말라 3,2).’

그런데 그렇게 강한 메시지와는 사뭇 다르게 성탄의 정서는, 남반구에 사는 교우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으나, 북반구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럽다. 추운 겨울날 따뜻함을 싫어하고, 거친 인간관계 속에 살면서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편안해지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스러움은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잊어버린 것을 기억해내고 내 안에서 그리고 우리 사이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말라 3,24).” 어쩌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갈라지고 사랑하지 않는 지경이 되었을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을 되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성탄절이 연말 즈음이 아니었으면 저렇게 먹고 마시며 헛되게 들뜨지는 않았을 것 같다. 성탄은 먹고 마시며 노는 시기가 아니다. 세상의 종말을 준비하는 진지하고 어쩌면 두렵기까지 시간이다. 그리고 그때 다시 오실 심판자는 우리를 섬기고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 참 좋으신 분이라는 믿음을 새롭고 더욱 굳건하게 하는 시간이다. 그분께로 마음을 더 많이 돌리는 시간이다.

다시 오실 주 예수님, 회개하는 여행 중이지만 대림시기는 더 많이 주님께로 마음을 돌립니다. 제 안에 심어 놓으신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의 마음을 되찾습니다. 비난하고 험담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온유하고 겸손하신 아드님의 마음으로 저를 인도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