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27일(성 요한 사도) 부르심

이종훈

12월 27일(성 요한 사도) 부르심

 

하느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모두 불러 모으신다. 그래서 각자는 하느님이 자신만 특별히 부르시는 걸로 안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는 개별적이고 배타적이다. 누구는 그분을 가깝게 또 다른 누구는 멀게 느낀다. 원의 중심에 하느님이 계시고 그분의 초대를 받은 각자가 그분과 가까이 다가갈수록 자연스럽게 이웃과도 가까워진다. 그렇게 맺어진 관계는 혈육보다 더 가깝다. 같은 태에서 나와서가 아니라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마음일 때 가까워진다.

 

요한 사도는 자신을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수차례 자신을 소개했다(요한 13,23; 19,26; 21,20). 최후의 만찬 때에 예수님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고까지 했다(요한 13,23). 그래서였을까, 예수님이 잡혀갔을 때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도망갔었지만 다시 돌아와 스승의 십자가 곁을 지켰고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요한은 빈 무덤의 소식을 듣고 가장 빨리 거기에 다다랐지만 베드로를 기다렸다. 그가 먼저 들어간 후에 그도 들어가 보고 믿었다. 베드로가 주님이 임명한 첫째 제자여서 요한은 그가 먼저 들어가게 했다. 요한은 예수님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을 따랐다.

 

그렇게 가깝던 이들이 철천의 원수가 되곤 한다. 너무 가까워 서로 벌거벗고 지내다 상처를 더 깊게 받기 때문인 것 같다. 친구와 연인 사이는 물론 형제와 심지어 부모와 자식 사이까지도 그리되기도 한다. 그러나 예수님과의 관계는 다르다. 그분과 가까워질수록 그분의 상처를 더 많이 그리고 더 깊게 나눠 받는다. 아파서 멀어질 것 같은데 그 반대다. 참 이상하다. 아마 그 상처받음이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목소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이 죽기까지 사랑하셨던 아버지의 뜻이기도 하고. 사실 예수님도 피하고 싶었지만 아버지를 사랑해서 그분의 뜻을 이루셨다.

 

예수님, 저희는 교회 안에서 친교를 배웁니다. 그 친교는 주님과 아버지 하느님 두 분 사이의 친밀이고 사랑입니다(1요한 1,3). 주님을 더 알고 사랑하면 사랑하고 싶지 않은 형제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의 말씀을 품으셨던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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