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31일 드러난 답 찾기

이종훈

12월 31일 드러난 답 찾기

 

문제 속에 답을 넣어두고 문제를 내거나 다 보이는 곳에 그것을 두고 찾아보라고 친구를 놀릴 때가 있다. 문제를 낸 나는 답을 찾느라고 고민하는 이를 보며 속으로 웃는다. 나에게는 환히 드러나 보이는 것이 그에게는 철저하게 감추어져 있다. 마침내 답을 알게 된 후엔 그것이 거기에 있었음을 알고 함께 한바탕 웃는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요한 1,9-10).” 갓난아기가 엄마를 알아볼 수 있을까?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그가 엄마임을 알게 되고, 엄마 또한 아기를 보살피며 진짜 엄마가 되어 간다. 예수님이 그때가 아니라 오늘 나에게 오셔도, 아니 다시 오신다 해도 금방 그분이 그분이라고 알아보지 못할 것 같다. 문제 속에 있는 답을 알지 못하고, 드러나 있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것과 같다. 보이는 이에게만 보이고 들리는 이에게만 들린다.

 

외국어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많이 듣는다고 전혀 모르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수천 번 들어도 모르는 말은 끝까지 모른다. 그 단어를 알아야 그 말이 들리고 알아듣는다. 하느님의 계명을 잘 알고 지킨 사람은 세상에 오신 구세주를 알아봤을 것이다. 단어와 문법을 알면 외국말을 알아듣고, 하느님의 계명을 알고 지키면 구세주를 알아볼 것이다. 결국 하느님의 얼굴이 아니라 그분을 만난 이의 마음에 담겨 있는 것이 하느님을 알아보는 열쇠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겉모습을 보고 당신을 믿을 것을 기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0,38).” 예수님은 사람들을 사랑하셨다. 그것이 그분의 선교 사명이었다. 당신을 보내신 아버지 하느님이 사람들을 그렇게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림이었다. 사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단 하나의 공통된 소망이 아닐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세상! 예수님은 바로 그런 세상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시고 그 문을 열어주셨다.

 

주님, 한 해의 끝 날입니다. 그래 봐야 어제보다 좀 더 추워진 것 말고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이렇게 한 해 한 해 끊어 뒤돌아볼 수 있어 좋습니다. 주님께서 제 안에 붙여 놓으신 그 불이 새해에는 조금 더 크게 타올라 주님이 내어 놓으신 그 길이 조금 더 잘 보이기를 희망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올 한 해도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새해에도 저를 도와주시고 주님의 길로 인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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