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2일 주님의 축복

이종훈

1월 2일 주님의 축복

 

이제 새해 인사가 좀 뜸해졌다. 솔직히 조용해서 좋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기원하는 복은 주님의 축복을 담고 있을 텐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렇게 남발하다시피 기원하고 무조건 반길만한 것은 아니다. 예수님부터 시작해서 그분을 사랑하고 따랐던 모든 이들의 삶을 떠올려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알 수 없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먼저 알려주셔서 알게 됐다. 예수님이 사람이 되셔서 인간의 언어로 그분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생활로 그분의 뜻을 보여주셔서 비로소 알게 됐다. 우리 하느님은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사랑하시고 아버지라고 부르셨던 바로 그분이시다. 다른 이는 그분이 아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자로 예언자도 아니고 하느님 자신이시다. 요한이 전한 대로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는 아무도 아버지를 모시고 있지 않고, 아드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이라야 아버지도 모시고 있다(1요한 1,23).

 

건강하고, 하는 일도 잘 되고, 돈도 잘 벌기를 바라는 마음을 어찌 잘못이라고 하겠냐마는 우리의 마음이 거기에만 머물러 있다면 굳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필요도 없고 하느님의 자녀라고 내세울 것도 없다. 요한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적, 아버지와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1요한 1,22)는 하느님의 축복을 단지 현세의 행운과 복에만 묶어 놓는 마음과 그런 사람일 것이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정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한다. 현세의 도전과 유혹 속에서도 그리스도인다운 양심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예수님이 가르치시고 알려주신 그 길로 충실히 따라가기를 바란다. 그렇게 사는 게 말처럼 쉽지 않고 실패도 자주 아니 거의 매번 하겠지만 그래도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넘어져도 두 발에 힘을 주고 다시 일어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을 주님께로 드높이기를 바란다. 살면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주님, 주님의 가르침과 삶은 인간의 이기적은 본성을 거스릅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십자가의 길을 제시하셨겠죠. 할 수 없는데 하라고 하시지는 않으셨겠죠. 물과 기름부음으로 받은 은총 안에 그런 능력이 담겨 있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길을 보여주시고 주님을 흐뭇하게 해드리는 선택과 실천을 하게 언제나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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