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3일 죄 말고 사랑

이종훈

1월 3일 죄 말고 사랑

 

하느님은 마음 안에 계신다. 여기서 마음은 감정과는 다르다. 그곳에서 나의 모든 삶이 시작된다. 하느님은 모든 선과 의로움의 근원이시니 선하고 의로운 마음은 하느님이 우리 안에 머무시는 곳이다. 선하고 의로운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다(1요한 2,29).

 

죄는 하느님과 나를 갈라놓는다. 그뿐 아니라 나 자신도 분열시킨다. 나를 빚고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만드신 하느님을 닮으려고 하는데, 죄가 그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선하고 의롭게 살려는 바람이 자꾸 좌절돼서 괴롭다.

 

나는 한 남자의 욕망으로 태어났지만 예수님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나셨다. 그분은 하느님이셨다(요한 1,1). 그분 안에는 죄가 없으며 세상의 죄를 없애시려고 나타나셨다(1요한 2,5). 그래서 그분은 여기서 사시는 동안 악령을 몰아내셨고, 병자들을 치유하시며 우리에게서 죄를 없애주셨다.

 

세상이 악하지 않다. 하느님이 만드셨는데 그럴 리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죄를 뒤집어쓰고 태어나서 그런지, 아직 완성되지 않아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바라지 않는 죄를 자꾸 선택한다. 참 불쌍하다. 그러니 하느님은 얼마나 더 불쌍하게 여기실까. 하느님은 이런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드님까지 내어주셔서 그분을 믿는 이들은 모두 당신처럼 영원히 살게 해주셨다(요한 3,16). 그렇게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이 되신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지극히 고마운 마음으로 그 계명을 지키려고 해도 여전히 죄는 내 안에서 꿈틀거리고 또 나를 걸어 넘어뜨린다. 실망스럽고 괴롭지만 사실 바로 그게 나다. 나는 그것밖에 안 된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런 나를 좋아하시고 사랑하신다. 믿기 어려워도 믿는다. 그것 말고는 죄를 용서받고 회복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아들까지 내어주시며 약속하셨는데 그걸 믿지 않으면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겠나. 하느님의 사랑과 약속을 믿고 오늘도 더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예수님, 선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하지만 악하고 탐욕적인 욕망이 훼방을 놓습니다. 그놈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제 안으로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은 비록 주님처럼 순수하지 않지만 그 작은 선하고 의로운 마음으로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 나쁜 마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려고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건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 것이고 사실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주님이 다 내다 버려 불에 태우실 테니까요.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지독한 경쟁 사회에서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선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저를 행복하게 하는지 더 깊이 깨닫게 도와주소서. 아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1793 [이종훈] 다해 12월 31일 주님의 천막(+MP3) 2021-12-31
1792 [이종훈] 다해 12월 30일 속량(贖良)된 백성(+MP3) 2021-12-30
1791 [이종훈] 다해 12월 29일 하느님 안에 머무르기(+MP3) 2021-12-29
1790 [이종훈] 다해 12월 28일(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하느님의 작은 사람들(+MP3) 2021-12-28
1789 [이종훈] 다해 12월 27일(사도 요한 축일) 신적인 친밀감(+MP3) 2021-12-28
1788 [이종훈] 다해 12월 26일(성가정 축일) 사랑수련(+MP3) 2021-12-26
1787 [이종훈] 다해 12월 25일(성탄새벽미사) 하느님 마음에 드는(+MP3) 2021-12-25
1786 [이종훈] 다해 12월 24일 하느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려면(+MP3) 2021-12-24
1785 [이종훈] 다해 12월 23일 엘리사벳(+MP3) 2021-12-23
1784 [이종훈] 다해 12월 22일 하느님의 세상으로(+MP3) 2021-12-22
1783 [이종훈] 다해 12월 21일 뜻밖의 선물(+MP3) 2021-12-21
1782 [이종훈] 다해 12월 20일 믿고 신뢰하게 하는 환경(+MP3) 2021-12-20
1781 [이종훈] 다해 12월 19일(대림 제4주일) 사제직을 위한 육체(+MP3) 2021-12-19
1780 [이종훈] 다해 12월 18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MP3) 2021-12-18
1779 [이종훈] 다해 12월 17일 믿음으로 읽는 역사(+MP3) 2021-12-17
1778 [이종훈] 다해 12월16일 남는 것은 사랑 뿐(+MP3) 2021-12-16
1777 [이종훈] 나해 12월 15일 나의 행복 하느님의 뜻(+MP3) 2021-12-15
1776 [이종훈] 나해 12월 14일(십자가의 성 요한 기념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MP3) 2021-12-14
1775 [이종훈] 나해 12월 13일(성 루치아 기념일) 회심(+MP3) 2021-12-13
1774 [이종훈] 12월 12일(대림 제3주일 자선주일) 기쁨과 감사(+MP3) 20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