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7일 사랑

이종훈

1월 7일 사랑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소하고 때론 너무 작아서 감동을 받은 이나 준이나 그게 무엇이었는지 기억 못 할 때도 있을 정도다.

 

어떤 설교 글은 좋은 데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하느님에 대해서 하는 말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알 수 없는 하느님을 설명하려니 수많은 지식과 복잡한 사유가 동원될 수밖에 없다. 그 사유는 너무 복잡하고 추상적이어서 그것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겁다. 그러니 그런 것들이 마음을 움직일 리가 없다.

 

반면 어떤 글은 아주 짧은 데 감동을 준다. 마음을 움직인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나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때는 언제나 마음이 움직인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으셨지만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 그것은 그분이 훌륭한 설교가 이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청중들의 마음을 읽으셨기 때문이었을 거다. 말로 다 표현 못 하거나 자신이 무엇이 필요한지도 잘 모를 정도로 가난한 마음들을 보셨다. 그들은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사실은 어디로 가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가르쳐주셨다. 당신에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마르 6,34).

 

설교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그 설교가가 청중들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언제나 그를 향하고, 그를 위해 낮아지고 작아져서 그 안으로 들어간다. 사랑은 그렇게 그 안에서 그의 마음을 보고 읽는다. 그리고 자신을 잊어버려 자신이 무슨 선행을 했는지도 알지 못한다. 오른손이 무슨 일을 했는지 왼손이 모를 정도다(마태 6,3). 성체성사는 그런 하느님의 사랑을 아주 잘 보여준다. 20원짜리 빵과 한 모금의 포도주와 물만 있으면 우리는 하느님을 만난다. 하느님이 얼마나 당신을 우리에게 주시길 원하시고 동시에 우리를 차지하시기를 바라시면 이렇게까지 하실까? 하느님이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없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럴 수 없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예수님, 주님은 우리가 바라고 사는데 필요한 게 뭔지 아셨습니다. 그것은 빵도 물고기도 아니었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나를 기억하고 기도하며 나의 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한지에서 수천 명을 먹이시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그리도 쉽게 하셨겠지요. 사랑은 뭐든 크게 그리고 다르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영원한 도움이 성모님, 어머니께 도움을 청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그들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 가난한 마음과 하나 되어 청합니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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