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11일 자존감

이종훈

1월 11일 자존감

 

우연히 TV에서 어떤 강사가 청소년들에게 강의하는 방송을 보게 됐다. 주제는 자존감이었다. 젊은이들과 청소년을 거의 만날 수 없는 터라 관심을 갖고 강사가 그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봤다. 그는 대부분의 다른 강사들처럼 학생들과 함께 자존감의 정의를 찾아가고 거기에 자신의 체험을 솔직하게 나누었다.

 

그 후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할 시간이 되었다. 자존감을 찾는 방법이었다. 학생들만큼이나 나도 관심이 많았다. 자존감이 낮아서가 아니라 그걸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지 배우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는 명상을 말했다. 명상을 설명하고 실제로 학생들도 그렇게 해보게 했다. 고요,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기 등 명상의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가르쳤다. 실망스러웠다. 내가 모르는 어떤 특별한 것을 말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학생들도 나와 같은 기대를 했었는지 술렁거리는 분위기였다.

 

수십 년 수도생활을 했어도 아직도 기도 시간은 기다려지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하게 되어 있지 않았다면 아마 이 생활을 벌써 그만두었을 것 같다. 나도 이런 데 과연 바쁜 현대인들과 어린 학생들이 시간을 내어 명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기도 시간은 언제나 반갑지 않지만 기도하고 나면 언제나 좋다. 지루하고 잡념과 분심에 번잡스러웠어도 기도의 결과는 평화다.

 

명상하지 않아도 된다. 수도승처럼 침묵 속에서 긴 시간 동안 기도하지 않아도 괜찮다.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 위대하고 훌륭한 인물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자존감이 높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다. 그것은 외아드님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시며 내게 먼저 말을 건네 오시는 하느님과 친해지는 것이다. 그분과 대화하고 친해지는 데는 무슨 특별한 방법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그분, 나를 나보다 지독하게 사랑하시는 분이 문 앞에까지 와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저 참 좋으신 하느님이 내 안에 내 옆에 그리고 우리 가운데 계심을 믿고, 그분에게 조잘조잘 주절주절 모든 것을 자주 말씀드리며 늘 그렇듯이 필요한 것을 청하면 된다. 죄? ... 어쩌겠나, 용서해주시겠다는 약속을 믿어야지. 그리고 혹시 하느님과 더 친해지고 싶다면 그분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그분이 기뻐하실 작은 선행과 사랑을 실천하면 된다. 이미 우리는 수천 년 전에 이것을 알았고 지금도 그렇게 산다.

 

예수님, 정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음을 다시 고백합니다. 기술문명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은 하느님을 찾습니다. 주님께서 그분을 알려주시고 보여주셨으니 감히 주님처럼 살겠다고 새롭게 결심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 어미도 제게 필요한 것을 다 주었는데, 당신은 제게 더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습니까. 그런데도 제게 정말로 필요한 단 한 가지는 굳은 믿음입니다. 그걸 제게 얻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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