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20일 순종

이종훈

1월 20일 순종

 

사울은 하느님의 말씀대로 아멜렉을 처 이겼다. 그런데 그는 자기 방식대로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해석했다. 하느님은 “너는 이제 가서 사정없이 아말렉을 치고, 그들에게 딸린 것을 완전히 없애 버려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 떼와 양 떼, 낙타와 나귀를 다 죽여야 한다(1사무 15,3).”고 하셨다. 그런데 사울은 아말렉 군사들은 완전히 없애버렸지만 임금 아각만 산 채로 사로잡았고, 양과 소와 기름진 짐승들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들과 새끼 양들, 그 밖에 좋은 것들은 모두 아깝게 여겨 완전히 없애 버리지 않고, 쓸모없고 값없는 것들만 없애 버렸다(1사무 15,9). 그리고 그것들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하였다. 기름지고 튼실한 가장 좋은 것들이었으니까.

 

사울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행했다고 자신했던 같다. 그리고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가장 좋은 것들을 마련해놓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그를 두고 사무엘은 화가 나서 밤새도록 주님께 부르짖었다. 그는 그런 사울을 꾸짖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진정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굳기름보다 낫습니다(1사무 15,22).”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다.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수님은 약속하셨다(마태 5,18). 맞다, 우리를 영원히 살게 하는 말씀이 이랬다저랬다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겠나. 그 말씀은 처음부터 완전했다.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사셨다. 그분은 율법을 바꾸신 게 아니라 완성하셨다. 그분의 말씀과 삶은 한 자 한 획도 바꾸면 안 된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불편하다고 제멋대로 보고 들어서는 안 된다. 말씀이 아니라 나를 바꾸어야 한다. 말씀이 아니라 내가 잘 못됐다. 믿지 못해 맡기지 못하고 상처 입은 마음은 그분의 말씀을 왜곡해서 듣는다. 새 옷을 찢어 헌 옷에 대어 깁지 않고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지 않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 2,22).

 

예수님, 주님이 저희를 바꿀 수 있으셨다면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외치지 않으셨겠지요. 억울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까지 받아들이시며 하느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고 저희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법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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