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24일 관대하고 단순하게

이종훈

1월 24일 관대하고 단순하게

 

이스라엘 민족이 다윗 왕에 대한 존경심은 우리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마음을 합쳐 놓은 것 같다. 거기에 종교심까지 더해져서 그들에게는 정말 위대한 임금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그가 세운 업적보다는 그가 지닌 관대함과 지극히 단순하게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신앙 때문이었을 거다.

 

그는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사울 왕을 쉽게 죽일 수 있었지만 살려 주는 관대함을 지녔다. 게다가 고작 그의 옷자락을 자른 것을 두고 크게 괴로워했다. 그가 아무리 치졸하고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해도 그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이기 때문이었다(1사무 24,5-8). 그는 벌써 예수님의 계명을 실천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이 사실을 안 사울은 그야말로 이스라엘의 임금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제야 나는 너야말로 반드시 임금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국은 너의 손에서 일어설 것이다(1사무 24,21).” 왜냐하면 자신을 나쁘게 대하는 그를 좋게 대하였고, 죽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원수를 찾아 놓고 무사히 제 갈 길로 돌려보내 주었기 때문이다(1사무 24,18-20). 다윗은 관대하고 하느님께 충실했다.

 

그렇게 위대한 다윗 왕도 정욕에 이끌려 부하의 아내를 몰래 불러 임신시키고 그것을 감추려고 권력을 이용해 그의 남편을 전장에서 죽게 하는 죄를 저질렀다(2사무 11,1-27). 정말 죄질이 나쁘다. 성경은 이것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그 정황까지 낱낱이 보도한다. 그런데도 그가 존경받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통렬한 통회와 그 벌로 아들을 잃은 후에 보여준 그의 지극히 단순함 때문이었을 거다(2사무 12,1-23). 그 단순함은 하느님께 대한 충실이었다. 다윗이 관대했다면 예수님은 자비로우셨다. 다윗이 지극히 단순히 하느님께 충실했다면 예수님은 억울하게 죽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셨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나의 임금으로 모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님, 예수님은 저의 주님이십니다. 주님처럼 자비로울 수는 없지만 최소한 험담만이라도 그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저의 이런 노력으로 저의 죄를 없애고 허물을 덮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직 주님의 자비에 달렸음을 압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온 세상을 기쁘게 한 어머니의 ‘예’를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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