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2일(주님봉헌축일) 주는 기쁨

이종훈

2월 2일(주님봉헌축일) 주는 기쁨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던 학창시절, 주일미사 중 봉헌 예절 시간이 되어 지갑을 열어보니 고액권밖에 없어 당황스러웠다. 내자니 생활이 어려워지고 안내자니 눈치가 보여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헌금하지 못했다. 적은 돈이라도 부모님의 것이니 결국 나는 아무것도 봉헌하지 않고 있음을 그 때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를 통째로 바치면 헌금 액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어 버렸다.

 

주는 게 받는 것보다 훨씬 기쁘다. 주는 기쁨은 다른 차원의 기쁨이다. 더 깊은 만족감과 충족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주님께 그리고 주님의 백성을 위해서 봉헌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늘 받기만 한다. 게다가 서원한 내용대로 제대로 살지도 못하는 데 이렇게 받기만 해서 정말 부끄럽고 송구하다. 이것은 주님께 바치는 이들에게 이렇게 풍성하게 베푸신다는 것을 널리 알리시는 게 아닐까 싶다. 주님 말씀처럼 내가 포기한 것, 아니 그러겠다고 말할 것의 백배를 받아 누리고 있으니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마태 19,29).

 

복음적 권고는 말 그대로 복음이 교우들에게 권고하는 삶의 방식이다. 수도자들은 그것을 더욱 철저하게 실천한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검소하고 정결하게 살고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한다. 어찌 보면 세속의 가치를 부정하는 삶의 방식 같지만 그렇게 사는 이들이 누리는 그 깊은 만족감과 충족감을 생각하면 그것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완전한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사랑하면 주고도 또 주고 싶다. 더 주지 못해 미안하고 못 줘서 죄스럽게 생각하는 게 사랑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주고, 그들이 곁을 떠나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 준다. 끝까지 줄 수 있어야 행복한 인생이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았으니 생긴 대로 살아야 편하고 행복하다.

 

예수님,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 없이 주는 사람은 정말 행복합니다. 주님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늦게 알아 안타깝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이라도 주는 행복을 누리며 삽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을 참 많이 닮은 이름입니다. 그러니 어머니는 예수님에 이어 하느님이 저희에게 주신 또 다른 귀한 선물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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