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3일 만남

이종훈

2월 3일 만남

 

예수님은 이방인들의 땅 게리사 지방으로 가셨다가 정말 무서운 사람을 만나셨다. 그는 무덤에서 살았고 그 어떤 누구도 어떤 무엇으로도 그를 제압할 수 없었다. 그는 단 번에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봤고 소리 질렀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마르 5,7).”

 

악마는 하느님이 계신 곳을 모른다고 한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을 거다. 만남 그 자체만으로 파멸일 테니까.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그것은 땅에 있으니 그분을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방심(?)하고 있었나 보다. 세상에서 두세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르게 하느님은 땅으로 내려오셨다. 그것도 처음부터 철저히 우리와 같은 조건에서 시작하셨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를 참 잘 아신다.

 

세상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참 많다. 과연 상처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상처는 너무 깊어서 진실은 물론이고 자신의 진심조차 알기 어렵게 한다. 그러니 진리이신 하느님을 어떻게 볼 수 있고 그분의 말씀을 제대로 들을 수 있겠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잊어버린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 분은 처음부터 없었고 자신과 세상은 저절로 우연히 생겨난 것이라고 우기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우겨도 하느님은 살아계시고 그분이 세상을 만드셨음은 진리이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바로 그분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셔서 지금 그리고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사신다고. 그분은 우리를 올바로 심판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지만 심판보다는 이해 위로 격려하시며 우리를 구원하신다. 잘 살고 편안하게 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오히려 자신을 파괴하는 지도 모르는 우리를 그분은 만나신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조차 볼 수 없게 꽁꽁 숨겨 아무도 열지 못하게 자물쇠를 걸어 놓은 문 앞에 서 계신다. 그 안에는 자신도 보기를 두려워하는 상처, 하느님을 잊어버리게 하는 그것이 있다.

 

구세주 예수님, 해 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이 먼 것처럼 죄와 악은 당신에게서 그렇게 멀리 있습니다. 죄는 당신과 정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주님은 죄 없는 죄인이 되기까지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죄인이니까요. 주님은 정말 사랑이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께서 저도 보고 싶지 않은 저를 만나고 저의 상처를 보자고 하십니다. 주님의 사랑을 믿고 두렵고 떨리지만 그 자물쇠를 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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