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18일 굶기고 무시하고 깨어 있고

이종훈

2월 18일 굶기고 무시하고 깨어 있고

 

죄를 좋아하는 사람 없지만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한 사람이 온갖 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한두 가지 죄를 반복적으로 범한다. 하나, 많으면 둘 정도가 늘 유혹거리이고 죄들의 뿌리이다.

 

심리학과 같은 인간 이해 학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자신이 받은 상처 특히 어렸을 때의 일상과 그가 겪은 아주 특별한 사건들이 그 뿌리가 되었음은 이제는 거의 상식 수준의 지식이 된 것 같다. 다른 것들은 유혹이 되지 않지만 유독 그것만이 자신을 흔들고 죄를 짓게 한다. 그리고는 또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때론 자신을 저주하기까지 한다. 악순환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야고 1,14-15).” 후회할 줄 알면서도 그러는 걸 보면 그걸 좋아하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추악하거나 한심하다고 심판하지 않는다. 그 ‘자기 욕망’은 탐욕이라기보다는 생존과 행복 추구와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길이 아니다. 그리로 가면 안 된다. 왜 안 되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교리나 윤리를 들지 않아도, 이미 아주 잘 알고 있다. 심리학이나 어떤 사람이 네 탓이 아니니 괜찮다고 말해줘도 아니다. 내가 괜찮지 않다.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아니 그게 가능은 할까? 그렇다고 매일 기억해내기 힘든 어렸을 때 시간으로 돌아가 어떤 치료 교정 작업만 하며 지낼 수는 없다. 나의 모든 신경계가 기억하고 있고 뼈 속까지 녹아있는 그 잘못된 프로그램을 무슨 수로 삭제한단 말인가?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성형수술로 얼굴이 바뀌고 이름을 바꿔도 그것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이 악순환은 아마 죽어야 비로소 끝이 날 거다.

 

그런데 구원의 길, 하느님을 찾아가는 인생 여정은 무죄한 상태가 아니라 사랑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함이다. 그러나 기도하고 사랑한다고 그 ‘자기 욕망’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 대신 그놈이 힘을 못 쓰게 밥을 안 주고, 들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잡아끌어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친다. 선한 일이라도 너무 지치지 않게 하고, 나쁜 일에도 너무 속상해하지 않아 마음이 쪼그라들지 않게 깨어 있어야 한다. 그놈이 언제 어떻게 틈새를 파고들어 예전처럼 나를 지배하려 들지 모르니까.

 

저의 구세주이신 예수님,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고 하신 말씀을 늘 기억합니다. 행복해지고 영원히 사는 길을 바꾸라는 하느님의 외침으로 알아듣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기억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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