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3일 하느님 사랑의 번역

이종훈

3월 3일 하느님 사랑의 번역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 없고 그분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다. 이런 우리를 위해 예수님이 하느님을 보여주셨고 인간의 언어와 행동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통역해주셨다. 예수님을 보면 하느님을 보는 것이고(요한 14,9), 그분을 따라가면 하느님을 만난다(요한 14,4.6).

 

통역해주려면 두 가지 언어를 모두 잘 알아야 한다. 예수님이 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고 하늘에서 내려오셨다면, 그분이 임금의 아들로 태어나 왕궁에서 사셨다면 인류는 아직도 하느님을 잘 몰랐을 거다. 알아도 옛날 사람들처럼 하느님은 두렵고 무서운 분으로만 알고 있었을 거다.

 

예수님은 당신의 경험으로 하느님을 가르쳐주셨는데, 그분의 경험은 대부분이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이어서 매우 쉬웠다. 그에 더해 그분은 말씀하신 대로 사셨기 때문에 그분의 가르침을 믿고 신뢰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분의 가르침은 다른 율법학자와는 달리 권위 있었고 더러운 영들도 그분의 명령에 복종했다(마르 1,22.27).

 

그런데 예수님이 아무리 잘 통역해주셔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십자가의 죽음이 그것이다. 아니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러고 싶지 않은 거다. 용서하기 싫고 너그러워지기 귀찮고 아까워 내주지 못하는 거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행동들을 모아 시간을 조금만 내어 생각하면 그분의 무저항과 비폭력을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하는 것은 그분의 번역이 잘못돼서가 아니다. 내 것을 고집하고 내 바람이 곧 하느님의 뜻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고 말씀하셨을 거다. 이해 못 해 못하는 게 아니라 하기 싫어 이해가 안 되는 거다. 버리자니 불안하고 따르자니 버겁다. 하느님께 가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님, 주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의 번역이십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오직 당신만 하실 수 있는 게 아니라 저희도 그렇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실수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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