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7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어려운 법

이종훈

3월 7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어려운 법

 

“목숨은 목숨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갚아야 한다(신명 19,21).” 이웃은 사랑하고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마태 5,43). 참 편한 법이어서 누구나 다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굳이 삶의 법이 될 필요가 없다. 땅에 속한 것들은 저절로 자라지만 하늘의 것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미워할 때 첫 번째 희생자는 자신이고, 봉사하고 사랑할 때 첫 번째 수혜자도 자신이다. 미워하면 자신만 상처 입고 그는 아무렇지 않다. 사랑하면 내가 먼저 행복해질 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선이 된다. 미움은 감출 수 있지만 사랑은 숨길 수 없다. 사랑은 본성상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아주 불편하고 어려운 법을 우리에게 주셨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마태 5,45).” 맞는 말씀이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원수를 미워하며 좋아하는 이를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그래서는 하늘에 오를 수 없다.

 

내 안에 있는 미움은 대부분 진짜 미움이 아니다. 나와 달라 느끼는 불편함, 바라는 대로 해주지 않아 생기는 서운함, 열등감이 만든 시기와 질투, 일이 틀어진 것에 대한 화풀이용 원망 등이다. 책임을 묻고 싶고 짜증과 화풀이 대상을 찾아내고 마음이 그에게 벌을 주는 거다. 누군가 벌을 받아야 하고 물론 나는 아니고 싶으니까. 미움 시기 질투 원망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내버려 두면 내가 다친다. 마음뿐만 아니라 그 부정적인 정서가 뿜어내는 독소가 몸까지 망가뜨린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내 마음의 상처는 서서히 치유된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면 하느님처럼 완전해진다고 하신다. 십자가의 모욕과 죽임을 당하시면서 그 약속을 보증하셨는데도 그 법은 여전히 지키기 어렵다. 시도하지만 자꾸 되돌아가버린다. 상처 때문일까, 흙의 먼지로 만들어져서 그런 걸까. 그 이유를 안다고 달라지지 않으니 그건 시간 낭비다. 예수님은 우리가 어려워하는 줄 아시고 언제나 용서하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거기에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에게 붙여주셨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지 않았다면 아마 시한부로 용서를 약속하셨을 거다. 그랬다면 하늘은 하늘, 그냥 땅은 땅으로 남아 하늘나라는 텅 비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을 것 같다. 성모님은 무한한 용서와 자비가 우리에게 쏟아지게 해주신 분이다. 아드님께 받은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시느라 오늘도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 그 어려운 법을 지키려는 나를 도와주신다.

 

예수님, 주님이 우리 공동체 식구셨고 지금도 함께 사시니 정말 감사하고 은혜롭습니다. 거기에 주님 어머니까지 저희에게 선물로 주셨으니 정말 고맙습니다. 그분은 주님을 잉태하고 마음에 고스란히 품으셨으니 누구보다 주님을 잘 아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무한한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어머니의 그 이름을 믿고 그 어려운 법을 따르겠다고 결심합니다.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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