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10일 나답게

이종훈

3월 10일 나답게

 

외국인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어려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또 반대로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프로그램들이 있다. 우리에겐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 이방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 외국인들처럼 예수님도 그러셨던 것 같다. 그중 가장 이상한 것이 종교지도자들의 위선이었던 것 같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2-3).” 듣고 배워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게 예수님에게는 정말 이상하게 보였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수난하고 죽게 되더라도 당신이 배우고 아는 대로 그리고 믿는 대로 사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위선의 본질을 알려주셨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마태 23,5).” 이런 일들은 지금도 여전하다. 오죽하면 ‘관종’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하고 위험한 말과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다. 보여주기 위해 살지 말고 자신과 세상을 잘 보면서 살아야 한다. 마음 가는 대로 살지 말고 마음을 잘 살펴 지금 여기에서 선하고 참된 것을 선택해야 한다. 감정에 충실하라는 말은 그것을 따라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라 상처 입은 자기 마음과 그 정서적인 반응을 존중해 주라는 뜻이다. 나답게 살라는 말은 제멋대로 살라는 뜻이 아니다. 나의 한계와 약점을 잘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그도 안 되면 주님 손에 기꺼이 맡겨야지 어쩌겠나.

 

누군가 우리 모두는 위선자라고 했다. 듣기 싫지만 맞는 말이다. 속 다르고 겉 다르며, 자신의 한계를 모른 채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평등하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게 나고 그게 우리다. 무엇이 선하고 옳은지 알고 거룩한 결심을 하면서도 엉뚱한 것을 선택하는 나와 매일 정의와 평등을 외치면서도 불의와 불평등에 익숙해진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구원하겠나. 이제 정말 나를 잘 살피고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예수님이 어떻게 그 말씀대로 사셨는지 다시 잘 봐야겠다.

 

예수님, 하느님은 겉이 아니라 속을 보시니 그것을 보여드리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지만 바로 그게 저고 하느님은 그런 저를 사랑하십니다. 이젠 저도 이런 저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저답게 살겠습니다. 무리하고 과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래서 고만큼이라도 알고 믿는 대로 살게 말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꾸미고 치장하지 않아 더 아름답게 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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