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20일 신뢰

이종훈

3월 20일 신뢰

 

예수님은 그 당시 수백 가지 율법 조항을 두 가지 하느님과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이를 다시 한 가지 이웃사랑으로 요약하셨다. 다른 율법들이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사랑 계명이 다른 율법들의 영혼이며 우리 삶의 근본원리이고 목적이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사랑 안에는 미움과 폭력이 있을 자리가 없다. 예수님은 말씀하신 대로 사셨다. 원수까지 사랑하시며 그 계명을 끝까지 지키시며 우리에게 모범을 남겨놓으셨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니까 그러실 수 있었다고 핑계 대지 말아야 한다. 그분은 사람이셨다. 배고프고 지치고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화도 내셨다. 그리고 기도하셨으니 그분도 하느님을 믿으셨을 것이다.

 

언뜻 보면 구약의 하느님은 폭력적이고 때론 잔인하게까지 보인다. 그런데 찬찬히 다시 잘 읽어보면 당신이 우리를 대신해서 싸워줄 테니 우리는 창과 칼을 들지 말고 싸우지 말라는 하느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오직 당신만 신뢰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고 살라는 뜻이다. “아시리아는 저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저희가 다시는 군마를 타지 않으렵니다. 저희 손으로 만든 것을 보고 다시는 ′우리 하느님!′이라 말하지 않으렵니다. 고아를 가엾이 여기시는 분은 당신뿐이십니다(호세 14,4).’”

 

예언자들이 그렇게 살았고,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사랑의 계명을 남김없이 지키셨다. 죽게 돼도 그걸 지키셨다. 하느님을 신뢰하여 그분의 사랑 계명을 지킴이 진리이고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사는 길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영원히 살려면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도 사랑하지 않으며, 게다가 종교적인 환상 속에서 교만해지기만 한다.

 

예수님, 제 안에 있는 모든 적대감과 복수심을 저 멀리 내다 버립니다.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핑계 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싫어하는 마음이 일면 잠시 눈을 감고 그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그것을 붙잡거나 그 안에 머물지 않지만 참견도 안 하고 억지로 내쫓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것과 싸워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나갈 때까지 그냥 기다립니다. 저 대신 주님께서 그것들과 싸워주시고 내쫓아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쓸데없이 미워하고 험담하는데 힘쓰지 말고,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좋은 열매를 많이 맺게 도와주소서(루카 8,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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